[서울와이어] 선거의 뒤끝이 어수선하다. 패자의 심정은 거대한 쓰나미에 휩쓸린 해변처럼 황막할 것이다. 패장은 말이 없는 법이다. 검사 출신의 법무부장관에서 국민의힘 구원투수로 화려하게 등판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참패의 '책임을 통감'하면서 눈두덩이 퉁퉁 부은 모습으로 떠나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사표를 던졌고,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의 참모들도 사의를 표명했다.더불어민주당은 175석, 조국혁신당은 12석, 이준석이 이끄는 개혁신당은 3석이다. 각 1석씩인 새로운미래당과 진보당을 합한 범야권의 의석수는 192석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모녀인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을 누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특히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홀로 OCI그룹과 통합 반대를 외치다가 동생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을 우군으로 끌어들인데 이어,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까지 포섭하며 드라마틱한 승리를 만들었다.임종윤 전 사장 입장에서는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숨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경영권이 없고, 대주주인 국민연금까지 반대쪽에 선 상황에서 누가 승리를 확신할 수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사집단의 반발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내년부터 2000명 늘리겠다고 배수진을 쳤고, 의사단체의 전위 행동대인 전공의들은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전국 주요병원 전공의 9000여명은 집단 사직서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진료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목숨이 경각에 달한 환자들의 수술 일정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 전쟁은 단지 의사 수를 늘리느냐 못늘리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고한 이기주의 집단을 국가가 통제할 수 있느냐
독특하고 투박한 부(富)의 사회 환원으로 화제를 모으는 이중근(83) 부영그룹 회장이 이번엔 대한민국의 고질인 저출산문제에 '단순 명쾌한' 해법을 들고나왔다.이 회장은 최근 회사 시무식에서 지난 3년내에 태어난 직원 자녀 70명에게 '출산장려금' 명목으로 1인당 1억원의 현금을 쐈다. 연년생, 쌍둥이 자녀 직원은 2억원을 받았다. 이 회장은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되는 것을 전제로 셋째까지 출산하는 임직원에게는 출생아 3명분의 출산장려금 3억원이나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돈을 받은 한
최근 금융계에서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탕평 인사가 화제다. 취임 1년을 맞는 이 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시작하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는데 여기서 지역을 골고루 배려하는 인사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과거 금융권에서는 인사철만 되면 온갖 잡음이 떠돌았다. 금융 관료를 지내면서 이러한 모습을 지켜봤던 이 회장에게도 이번 인사는 취임 후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까닭은 회장 혼자 모든 일을 다 잘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농협의 이번 인사를 들여다보면 효율성과 성과주의를 기본 원칙으로
게임산업이 또다시 젠더 이슈에 휘말렸다. 대형 게임사 넥슨과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뿌리 사이에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대략적으로 하청업체인 스튜디오 뿌리가 여성 우월주의의 상징인 ‘집게손’ 사인을 수년간 프로모션 애니메이션 곳곳에 아주 짧게 숨겨뒀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다.당초 사건은 원청과 하청 사이에 계약 위반으로 비쳤지만, 이내 젠더 갈등으로 변질됐다. 넥슨이 스튜디오 뿌리에 사과문을 강압하고, 여성 근로자를 부당하게 해고하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스튜디오 뿌리의 공식 사과문도 차츰 변경됐고, 급기야 남성이 만든 결과물에
최근 송영길 전 대표 등 일부 민주당 사람들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진흙탕 설전'은 한국 정치 수준의 저급함을 새삼 일깨웠다. 송 전 대표는 최근 책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오는 검찰에 분노를 쏟아내며 한 장관을 겨냥해 "이런 건방진 놈...어린놈이...자기보다 인생 선배, 한참 검사 선배들을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나. 물병을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내뱉었다.이를 받아 한 법무장관은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열심히 사는 다수 국민들 위에 도덕적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민생의 절박함을 강조하며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나섰다.이날 발언은 시중은행들이 이자 이익으로 올해 3분기까지(1~9월) 30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업계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당장 은행권은 “현장 민심을 전하는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예대마진 등에 따른 과도한 지대(이익) 추구 논란이 제기된 은행권의 독과점 문제를 겨냥했다"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은행의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속이 타들어 간다. 쫓기듯 추진하는데 ‘반쪽짜리 합병’으로 가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경쟁당국이 두 항공사의 합병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탓에 무리수를 두고 있으니 말이다.최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을 내놓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제출받았다. 유럽 경쟁당국 승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린 판단이었을 테다. 그나마 국내 항공사가 가져가면 국가 항공산업 측면에서 동반성장으로 볼 수도 있다.화물사업을 분리 매각하려면 이달
[서울와이어 황대영 기자]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국제 정세마저 요동치며 식료품과 난방비를 끌어올려 가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시중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14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끊이지 않는 가격 상승에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등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특히 ‘플랫폼플레이션’도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 편리함을 앞세운 IT 플랫폼은 개인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게 바꿔왔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그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넓혔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초기 사용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무장세력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전면 공격하면서 다시 중동전쟁의 방아쇠가 당겨졌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현지시간) 새벽 기습적으로 감행된 하마스의 공격으로 양측에서 엄청난 사상자가 났다.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을 선언하면서 이번 충돌은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를 포함한 이슬람 무장세력간 전면전으로 비화했다.이 전쟁이 간단치 않은 것은 하마스 뒤에 이스라엘의 '원수'이자 미국 유럽과 적대관계인 이란이 있다는 점이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에서 수천발의 로켓 등을 동원했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거의
[서울와이어 황대영 기자]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가상자산을 오입금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수의 업비트 계좌로 앱토스(APT) 코인을 가장한 가짜 앱토스 코인이 입금된 것이다.쉽게 설명하면 투자자가 원화 100만원을 입금했는데, 실제 계좌에는 미화 100만달러가 들어온 셈이다. 금융권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심각한 내부통제 문제로 금융당국의 검사와 조사가 이뤄진다.하지만 업비트는 일시적 프로그램 오류였다며 전체 내부통제 시스템의 문제로 보는 것은 과대 해석이라고 경계했다. 업비트는 판매된 약 2000만원
중국 경제가 최근 '이상징후'를 보이면서 글로벌 시장과 언론, 학계에서 '차이나 위기론'이 분출하고 있다. 중국이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저속성장으로 내려꽂히면서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잃어버린 30년으로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부터 영원히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없다는 '중진국 함정', '미국 추격 불가론'에 심지어는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중국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론까지 등장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경제를 '시한폭탄'이라고 못박으면서 논쟁은 더욱 가열했다. 중국 위기론에는 합리적 근거 제시나 논리도 있지만 침
최근 서울과 분당에서 백주대낮에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으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서울에서는 신림 지하철역 부근에서, 분당에서는 백화점 일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신림 칼부림에서는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 분당에서는 차량돌진과 흉기난동으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크게 다쳤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택해 일면식도 없는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잔혹한 흉기 난동이 이어지고 SNS를 통해 수십건의 살인 예고가 쏟아지자 시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외출을 삼가고 있다. 지하철에서, 식당가나 쇼핑가에서, 심지어 학교 교실에서 운 나쁘면 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국내에서의 여러 소동과 해프닝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직 방류에 나서지도 않았는데 횟집이나 매운탕집에 손님이 끊기고, 어물전엔 파리가 날린다고 한다. 생뚱맞게 소금 사재기가 벌어져 한 때는 마트에서 소금 구하기가 어려웠다. 정치권은 더 가관이다. 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느냐'고 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GO HOME'을 외치는 시위대와 마주쳐야 했고, 야당은 그에게 "일본에 오염수를 음용수로 마시라고
서울 한복판 중국 대사관에서 지난 8일 저녁 매우 비상식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국장급에 불과한 주한 중국대사가 압도적 다수로 국회를 쥐락펴락하는 대한민국 거대 야당 대표를 옆에 앉혀놓고 비외교적이고, 안하무인적이며, 대한민국 정부를 깔아뭉개는 언사를 A4용지에 빼곡히 써서 15분간 우리말로 또박또박 읽어내려갔다."중한 관계가 어려움에 처한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확대는 탈중국화가 주요 원인이다", "일각에선 (미중 경쟁에서)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 베팅하는데 이는 시진핑 주석님의 지도하에 중국몽이란 위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열하면서 대한민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두 나라의 갈등 심화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세계의 많은 정치외교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패권국이 2인자의 도전을 용인하지 않으면서 결국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파국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패권경쟁이라고 해서 반드시 전쟁으로 치닫는 것은 아니지만 안보와 외교, 경제에서 두 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갈등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일반
윤석열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유권자 48%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벼락 대권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극적 승리의 감격은 컸다. 의욕은 충만하고 뜻은 높았다. 출범 당시 지지율은 51%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소리 높여 외치고 반지성주의를 질타했다.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국민은 정치 초보 윤 대통령에게 기존 정치 문법과 다른 참
취임 1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최근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한국갤럽의 4월 11~13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27%였다. 대통령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65%였다. 이 정도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국민은 '낙제점'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여론조사 내용을 파고 들어가보면 자못 충격적이다. 호남에서 지지율이 8%라는 것은 '지역색' 탓이라고 쳐도 대전충청권(28%), 인천경기(21%), 서울(29%)에서 지지율이 30%에도 못미쳤다는 것은 윤석열 정권에 국민이 단단히 뿔이나 있음을 반
대한민국에서 지금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자칫 국가 경쟁력 상실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일이지만 정부나 국민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인재의 의사 쏠림이다. 강남 부유층을 비롯해 이 땅의 난다긴다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식들 '의사 만들기'에 혈안이다. 의사면허증은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고속열차다. 미혼 남녀가 의사 면허만 갖고 있으면 뚜쟁이들이 몰려들고 한재산(강남 아파트에 병원개업비) 넉넉하게 잡는다는 얘기는 식상하다.과거엔 사법고시, 행정고시 패스가 가문의 영광이었지만 오래전 스토리다. 이제는 의사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