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다. 우크라이나는 독립 주권국이지만 신냉전의 쓰나미 속에서 미국과 유럽, 러시아가 벌이는 세력다툼의 제물이 되고 있다. 국민은 피난길에 나섰고 영토는 찢기고 있다. 1991년 옛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와 유럽 사이에 낀 흑해 연안국으로 유라시아를 가르는 전략적 요충이다. 독립 이후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활로를 모색했으나 친러, 친서방으로 갈린 국론과 러시아를 등에 업은 반군의 발호 등으로 정치 외교적 혼미가 계속됐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북대서양조약
출근길 시장을 지나칠때, 간혹 고양이가 눈에 띈다.흔히 보이는 주황색 줄무늬의 코리안 쇼트헤어(코숏)다. 애묘인들 사이에서는 치즈 코숏이라 부른다던가. 이름 모를 고양이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매 번 ‘생선가게’ 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항상 그랬다. 녀석은 조심스레 생선 진열대 사이에서 움직인다.한갓 고양이조차 생선과 진열대에 함부로 발을 들이대서는 안되는 걸 알고 있다.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오래 생존하는 미덕이리라.요즘 시장을 보면 고양이도 지키는 금도(禁盜)를 모르는 게 아닌가 싶은 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해 들어 코스피와
최근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중국 텃새’로 대한민국의 금메달이 날아가자 국민의 반중(反中) 감정이 폭발했다. 페어플레이와 공정이 가치인 올림픽에서 승복하기 어려운 편파 판정은 그 자체로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의 부정이자, 메달과 순위를 강탈하는 비열한 행위다.국민의 격앙에 편승해 정치권은 물론 언론도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거센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여·야·정, 남녀, 계층, 세대, 지역이 이렇게 일치단결 한목소리를 낸 게 얼마 만인가.이런 모습은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데 마음 한편에서는 좀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격일까. 재계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경기(驚氣)를 일으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연합회(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1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담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를 통과하자 목청 높여 반대론을 합창했다. 불가론의 사유는 구구하다. 경총은 이사회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돼 의사결정을 해칠 수 있다고 했고, 전경련은 공공기관의 효율적 운영이 저해되고 이사회의 정치적 중립성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7개월 간격으로 발생한 2건의 공사장 대형참사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정 회장의 이날 사퇴 선언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정 회장은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사과했으나 실망스럽다. 진정성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정 회장은 사고 발생 1주일이 지나 서울 본사에서 기자회견이라는 요란한 '이벤트'를 열어 사퇴 쇼를 벌일 게 아니라 참사 즉시 현장 수습을 진두 지휘하고 피해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통령선거의 화두는 ‘청년’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다투어 2030에 다가가기 위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역대 선거에서 후보들이 이번처럼 청년층에게 공을 들인 적은 없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8일 광주에서 열린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만 18세 여고생을 포함해 광주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 10명 가운데 9명을 30대 이하에서 발탁했다. 그의 간판공약인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연 100만원을 지급하되 19~29세 청년에게는 100만원을 더 얹어 200만원을
돈이 피보다 진하다는 말은 천박하지만 부인하기 어렵다. 재산이 뜯겨 나가면 살점이 떨어지는 고통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집값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사람들은 오른 집값은 아랑곳없이 늘어난 세금에 분노한다. 더군다나 주택관련 세금은 생존의 기본인 주거 공간에 매겨지는 것이어서 과중할 경우 박탈감은 더 클 수 있다.갈수록 뜨거워지는 대선 정국 속에서 국세청이 22일 올해분 종부세 고지서를 발송했다. 종부세 대상자는 작년보다 28만명 늘어난 94만7000명에 달한다.이들에게 고지된 세금은 모두 5조7천억원이지만 경감 요인 등을
2022 대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자 대결로 흐르면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초반 판세는 정권 교체 여론을 업은 윤석열 후보가 좀 앞서고, 현 정권의 연장선에 있는 이재명 후보가 뒤를 쫓는 형국이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예단이 어렵다.무엇보다 두 후보는 여러 뇌관을 안고 있다. 가장 큰 함정은 수사 리스크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 윤석열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처가를 둘러싼 논란이 언제든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때문에 대권의 향방이
넷플릭스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화제다. 오징어 게임은 왜 글로벌시장에서 공감을 얻었을까. 여러 견해가 있겠으나 앞이 보이지 않는 일상의 잔혹함,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 인생을 뒤집기 위해 ‘생명’을 걸어야 하는 참혹함 등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게 아닌가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개인적으로 오징어 게임에서 눈에 띄는 건 VIP다. 이들은 안전한 자리에서 데스게임을 관람한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건 베팅한 말이 사라졌을 뿐이다. 게임 참가자에게 룰은 생명을 좌우하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은 부동산이다. 집값 급등을 막아 서민의 주거 안정을 높인다는 착한 취지에서 출발한 26차례 부동산대책은 대부분 역효과를 내며 오히려 시장 불안과 불신을 키웠다.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말 3억3441만원이었던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은 올해 10월 5억4132만원이 됐고, 서울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6억6147만원에서 12억1639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이제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월급을 꼬박꼬박 모아 아파트를 장만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 집값 폭등은 젊은층의 미래를 빼앗고, 서민·저소득층
취임 이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거칠게 밀어붙이던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돌연 꼬리를 내렸다.전세대출과 아파트 중도금·잔금 대출이 막히면서 민심이 들끓자 문재인 대통령은 서민의 대출 숨통을 막지 말라고 제동을 걸었다.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0.3%, 작년 말보다는 4.5% 각각 증가한 수치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메타버스(Metaverse)가 화두다.발빠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가상세계 화폐를 사들이고, 투기에 나선다. 가상세계에서 무슨 투기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다. 사실 전에도 메타버스도, 투기도 모두 있었다.이미 십년도 더 전, 가상세계에서 경제활동 행위가 존재했다. 2003년 등장한 세컨드 라이프가 그 예다. 일설에는 린든랩의 설립자 필립 로즈데일이 ‘스노 크래시’로부터 영감을 얻어 만들게 됐단다. 해당 작품은 메타버스 용어의 기원으로 알려졌다.한때 세컨드 라이프는 이름 그대로 ‘두번째 인생’을 사는 장소였다. 미국 대선 예비주자가 아바타
“주식 환불이 가능한가요?”, “아들 대학등록금까지 모아 투자했는데 도와주세요.” 지난해 10월 하이브(옛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다. 우스꽝스럽지만 당사자는 너무나 절박한 상황이었을 것이다.당시 공모가격이 13만5000원이었던 하이브는 상장 첫날 26만7300원으로 시초가 형성된 후 34만7490원까지 치솟았다가 약 2주 동안 13만9590원으로 고꾸라졌다. 상장 초반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주가 급락에 좌절했다.이들 중에는 ‘BTS가 있으니까’, ‘아미와 함께 하니까’ 하는 분위기
‘장두노미’(藏頭露尾)라는 말이 있다. 중국 원나라의 장가구가 지은 점강순·번귀거래사의 한 구절에서 유래한 말이다.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났다. 즉 진실을 숨겼어도 거짓임을 이미 다들 알고 있다는 의미다.내년에 있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끝도 없이 높아진다. 발 빠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정치테마주를 매입해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이스타코와 NE능률이다. 수백퍼센트 올랐다. 유력 대선 주자와 얽힌 정치테마주다.각사들은 언급된
빚은 늘어 가고 투자 열기는 식질 않는다. 머지않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증시가 활황이라 문제없다는데, 한 순간에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질 않는다. 참사를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아직 벌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개인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하는지 점검해보는 게 순서일 것이다.18일 코스피지수가 3267.93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5거래일 연속 3200선을 지켰다. 얼마 전까지 가상자산(암호화폐)에 쌓였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과거 코인시장을 휩쓸고 지나간 충격과 공포가 잊힌 듯하다. 2018년 말 폭락하며 대규모 피해를 양산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가파른 우상향을 그렸다. 그리고 소위 대박이 났다는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하지만 이상한 점이 있다. 돈을 벌었다는 얘기는 들리는데, 잃었다는 얘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코인시장에 뛰어든 사람은 모두 수익을 냈을까.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급등하고, 또 누군가의 한 마디에 급락하는 불안정한 시장이라 손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을 텐데.최근 2주 사이 비트코인 가치가
지난해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초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에, 다시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는 ‘따상상상’을 달성했다.같은 해 9월 카카오게임즈는 상장일 첫날 ‘따상’에 이어 다음 거래일에도 상한가를 찍으며 ‘따상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달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코스피시장에 입성했다.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동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한 여파는 엄청났다. 기업들은 알파고 열풍에 뛰어들었고, AI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금융투자시장에서도 로봇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투자자들은 로봇이 자금을 운용하는 시스템에 더 이상 의심을 품지 않았다.그로부터 5년이 지난 올해 초 AI와 인간의 또 다른 대결이 전파를 탔다. 이번 대결은 주식시장에서 펼쳐졌다. AI의 승리를 예상했던 결과와 달리 인간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다. 인간 대표 선수로 참가한 한봉호 타스톡 대표는 한 달간 40.12%의 수익을 냈다.
최근 한 달 동안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을 챙겨왔다. 증시가 고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전략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서다. 지수 하락의 두 배 수익을 노리는 이 상품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곱버스’로 불린다.역시나 같은 생각으로 인버스 ETF에 투자한 이들이 있다. 그것도 꽤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덱스 200선물인버스2X’에 총 8771억원을 투자했다. 다른 인버스 상품까지 합하면 순매수 금액이 1조원에 달한다.이에 반해 수익률은 암울하다. 코덱스
영원할 것만 같은 권력이나 아름다움도 흥함이 있으면 언젠가는 쇠하게 마련이다. 권력의 무상과 덧없음을 비유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인사 태풍이 불어닥친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 십년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이라는 말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은 지배구조 갈등과 정부 입김으로 입성하는 낙하산 인사를 막으려면 CEO가 장기 집권을 하는 게 좋다는 의견과 금융권 수장=한 사람당 세 번씩!(3연임)이 암묵적인 공식이라는 현실적인 의견, 여기에 4연임의 기록을 세우려는 현임 CEO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