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상품]

 

[서울와이어 신동호 기자] 대형 유통업체들이 막강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PB, Private Brand)의 무한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생활용품 중심의 PB제품이었던 것이 이제는 TV같은 가전제품까지 영역을 확장함은 물론 전문매장까지 확대하고 있다.

자체브랜드 중 가장 돋보이는 브랜드는 이마트의 노브랜드다.

2015년 4월 뚜껑 없는 변기시트, 와이퍼, 건전지 등 총 9개의 제품으로 출시된 노브랜드는 2016년 11월 기준 가공식품류, 냉동∙냉장식품류, 생활용품류, 화장품류, 문화용품류, 가전, 패션∙스포츠용품류에 약 800여개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노브랜드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이념, 포지셔닝, 그리고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브랜드의 이념과 철학은 최적의 소재와 제조방법을 찾아 가장 최저의 가격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로 인해 더해지는 부가비용을 줄이고 저렴한 가격에 일정 수준이상의 품질을 갖춘 상품을 대량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포지셔닝은 동종 제품들 대비 최고 67% 낮은 가격에 제공되는 제품으로 했으며,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당신이 스마트 컨슈머가 되는 길”이라고 홍보 하고 있다.

노브랜드라는 브랜드 역시 신의 한 수였다. 소비자의 트렌드에 맞는 가성비와 저가라는 이미지를 절묘하게 표현하여 전혀 싸구려 같지 않게 하였다. 단 노브랜드 또는 No Brand라는 문자로만 상표등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소비자는 노브랜드를 처음 접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브랜드가 아니니까 당연히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에 정확하게 부합하기 때문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다.

노브랜드가 저가를 연상한다는 것은 특허청 상표심사관의 의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현재까지 이마트에서 출원등록한 노브랜드는 총 138건이며, 유사상표로 인해 거절된 35류에 1건을 제외한 78건이 등록되었으며, 59건은 출원 상태에 있다.

현재까지 출원중인 상표 59건 중 No Brand로 43건이 출원 되었는데 전자제품의 09류 상표심사에 대한 특허청 심사관의 의견제출통지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No Brand”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포장을 간소화하거나 상표를 붙이지 않고 파는 상품’이라는 의미로, 지정상품에 사용할 경우 일반 수요자들은 상품의 식별표지로서 인식한다기보다는 ‘가격 거품이 빠진 저렴한 가격의 상품’으로 인식되어 성질표시(품질 등)에 해당되며, ‘No’와 ‘Brand’는 표장 전체적으로 식별력 없는 표장들의 단순한 결합에 불과하고, 이들의 결합으로 새로운 관념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므로 이를 지정상품 전부에 사용할 경우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지 식별할 수 없으므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라고 되어있다.

 

노브랜드가 문자 상표로로 독점권을 확보할 수 없는 단점을 알고 있던 이마트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순차적 상표등록 전략을 선택했다.

총 3차에 걸쳐 상표출원을 진행했다. 2015년 최초 상표는 이마트의 상징 색상인 노랑색 바탕에 웃는 모습의 도형과 No Brand를 결합해 등록을 받았다.

두 번째 단계로 2016년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도형 새와 No Brand를 결합한 상표를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과 2017년에 동형과 문자상표와 별도로 문자로만 구성된 No Brand 상표를 출원하고 특허청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2015년과 2016년 그리고 2017년에 대대적인 마케팅, 홍보, 제품판매, 매장개설을 통해 노브랜드가 어느 정도 유명해져 다른 기업의 제품∙서비스와 오인혼동의 소지가 없고 소비자가 이마트의 상표로 충분히 인식하기 때문에 등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아직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처럼 노브랜드는 완벽한 브랜드가 아니다. 용이 될 수 있는 독립적인 문자상표의 등록이 남아 있다.

상표등록 요건이 될 수 없는 성질표시(품질 등)를 극복하고 노브랜드라는 문자상표의 독점권을 확보해 진짜 브랜드가 되고자 하는 이마트의 노력과 특허청 상표심사관의 심사 결과가 주목된다.
 

신동호 브랜드 전문기자 branding@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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