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美 니코틴 및 담배학회 컨퍼런스서 "'글로' 전환 시 유해성분 노출 대폭 감소" 강조
영국 COT·미국 FDA 등 엇갈린 입장차… 한국 식약처, 연내 조사결과 발표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일반담배를 폈을 때보다 유해성분 노출이 적다" VS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담배 회사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는 자사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자체 임상시험 결과를 24일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열린 '니코틴 및 담배학회'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제임스 머피 BAT 유해성 감소입증 부문 총괄 박사는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들의 경우 특정 유해성분에 대한 노출 정도가 상당히 감소했으며 일부는 금연했을 때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BAT의 자체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들은 소변에서 검출되는 1,3-뷰타다이엔, 벤젠, 아세트알데하이드, 아크롤레인 등 특정 유해성분의 농도가 감소하고, 일부는 금연한 사람들과 동일한 감소량을 보였다. 머피는 "글로로 전환한 흡연자들이 더 적은 양의 유해 물질에 노출됐으며, 일부는 완전히 금연한 이들과 노출 정도가 동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BAT는 과거 시행된 연구를 통해 글로의 증기에 포함된 유해 성분이 일반 권련의 연기에 비해 약 90~95% 정도 적다고 밝힌 바 있다.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를 필두로 BAT의 '글로', KT&G의 '릴'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위해성 논란은 전세계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담배업계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물질이 현저히 적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이코스와 BAT의 제품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보단 덜 유해할 것으로 보인다"는 영국 독성위원회(COT)의 발표는 이들 기업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품(FDA)와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원 등은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FDA는 올해 1월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흡연 관련 질병의 위험을 낮춘다고 하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원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안전하다는 담배회사의 최근 발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해물질이 일반담배 대비 최대 82% 배출됐으며, 특히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는 설명이다. 

일본 후생성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중독성을 경고했다. 최근 '아이코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니코틴에 뇌가 반응하는 속도는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두배 가까이 빨랐다"며 "니코틴이 혈액을 통해 뇌에 도달하면 흥분감을 주는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분비가 빨라질수록 중독성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한 것.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위해성 조사 결과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를 반영해 금연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전체 담배시장의 9.1%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12월(6.1%)보다 3.0%P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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