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고금리 대출, 높은 원가율 등 의혹
지상욱 의원, 본사의 불합리한 이전가격 정책 지적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한국지엠(GM)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실사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실사를 통해 본사 고금리 대출, 과다한 연구개발(R&D) 비용 부담, 높은 원가율 등 의혹을 받고 있는 각종 법 위반 사례들에 대해 낱낱이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국지엠의 회생 가능성은 원가 구조에 달려 있다고 보는 만큼, 원가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91.9%, 96.5%, 93.1%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지엠 원가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로 국내 완성차 평균인 80%보다 훨씬 높다”며 “부품값을 본사가 비싸게 넘긴 것이 아닌지, 실사를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당국도 한국지엠의 법 위반 여부를 세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하도급법 등 법률 위반 여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면서 "올해 실시하는 하도급 서면 실태조사에서 별도 항목을 신설해 조사하고 혐의가 있으면 직권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점검에서는 회계 파트만 검토했고 절차상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번에는 세금이나 불공정 처리 등과 관련해 회계 장부 등을 세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상욱 바른미래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엠 본사의 불합리한 '이전가격' 정책이 아니었으면 한국지엠이 자본잠식이 아니라 1조원의 수익을 낼 수도 있었다"고 일갈했다.

지 의원이 'GM 사업보고서'와 한국지엠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지엠은 최근 3년간(2014∼2016년) 1조97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같은 기간 북미지엠(GMNA)의 매출원가율을 적용하면 1조143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91.9%, 96.5%, 93.1%로, 북미지엠(88.3%, 83.6%, 84.0%)보다 높다.

지 의원은 "북미지엠이 아닌 지엠 전체의 매출원가율(91.4%, 87.9%, 86.9%)을 적용할 경우에도 124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손실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며 "한국지엠의 매출 중 본사 관계사에 대한 매출이 65%를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지엠의 높은 매출원가율 원인은 '이전가격'에서 찾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합리한 이전가격으로 한국지엠을 자본잠식 상태로 내몰아 빚잔치를 한 지엠의 이익 빼돌리기 의혹에 대해 국세청·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는 철저하게 조사하고 감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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