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덕 본 일본 외환시장… 트럼프 통상정책 최대 피해
미 대선 후 118엔 넘본 엔화환율 달러당 105엔대 안착
미즈호, 美무역전쟁은 달러 약세 위한 ‘환율전쟁’… “기축통화에 이길 수 없어”

트럼프발 무역전쟁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무역전쟁은 달러 약세를 위한 ‘환율전쟁’이라며 결국 엔화환율이 103엔대까지 하락하며 초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트럼프 랠리’ 덕을 톡톡히 봤던 일본이 이번엔 트럼프발 무역전쟁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6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엔화 약세·주가 강세를 누렸던 일본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으로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EU) 등도 보복 조치 검토를 발표했다며 이미 무역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위기다.

 

올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엔화 강세·달러 약세 장에도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시장을 견인했던 트럼프 랠리가 불과 1년여 만에 시험대에 오르며 일본을 곤란에 빠뜨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5.64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종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미국의 경기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달러 매물이 쏟아졌던 지난 주말 해외 시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1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에 “무역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간단하다”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 3일에는 “매우 어리석은 무역 거래·방침 때문에 미국은 연간 800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이 우리의 일자리와 부를 빼앗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10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달 들어 엔화환율이 1년 4개월 만에 달러당 105.4엔선으로 하락하자 엔화 약세 기조가 조만간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던 일본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미 회복이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입제품 가격 상승 등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며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 매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즈호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들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미 의회 중간선거에서 지지층 입지를 굳히기 위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잇단 정책 실패를 통상정책으로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포고를 감행한 무역전쟁은 미국이 달러 약세를 요구하는 ‘환율전쟁’이며 기축통화국인 미국에 이길 나라는 없다”며 엔화환율이 이달 중 달러당 103엔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화환율은 지난 2016년 7월, 2년 7개월 만에 달러당 100엔대 초반의 엔화 초강세 장을 연출했다. 같은 해 11월 103엔대 초반이었던 엔화환율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급격히 상승(가치는 하락)하며 한 달 만에 117엔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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