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최대 1년 미만 범위에서 연장하는 방안을 내놨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10일(현지시간) 긴급 EU 정상회의에 앞서 회원국 정상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밝히며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 회피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앞두고 투스크 의장은 물론 27개 EU 회원국 내에서는 연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이 강하다. 다만 브렉시트 재연장 승인에 부정적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구체적인 브렉시트 계획안 등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조건을 정한 합의안을 내놨지만 영국 의회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했다. 영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노딜 브렉시트에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5일 브렉시트 시기를 6월 30일까지 연기해달라고 EU에 요청했다.

투스크 의장은 긴급 EU 정상회의에 앞서 브렉시트 연장을 용인하자는 서한을 보냈지만 몇 가지 지적과 제안을 했다.

투스크 의장은 “우리의 경험과 영국 의회의 깊은 분열을 감안하면 6월 말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승인될 것을 믿기 어렵다”며 “단기간 연기가 반복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최대 1년’의 탄력적인 연장을 제안한다면서 “영국과 EU가 합의안을 승인하면 언제든 연장 기간은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여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EU는 5월 23일부터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6월 1일자로 EU에서 탈퇴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고 EU와 합의한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승인될 동안 시간을 확보하고 싶은 메이 총리는 6월 30일까지만 리스본 조약 50조 적용 시점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EU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과 만나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해야 하는 메이 총리는 지난 9알 회원국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단기 연기에 대한 이해를 촉구했다.

노딜 브렉시트가 아닌 합의 하에 영국이 EU를 떠나는 것을 원하는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일단 브렉시트 재연기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나타냈고 마크롱 대통령은 “투스크 의장이 제시한 최대 1년 연기는 너무 길다”며 기간 단축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브렉시트 혼란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은 “구체적인 브렉시트 계획안을 제시하고 EU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 재연장을 받아들이겠다”는 일침을 가했다. 

한편 EU는 이번 긴급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연기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지난 3일 영국 의회가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는 법안을 가결한데 이어 투스크 의장도 사실상 연기를 인정했지만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해야 최종 결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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