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무역갈등 “미중 무역전쟁보다 영향 적다” 반응
닛케이지수 2만1500~2만1600 선 유지 전망
엔화환율도 달러당 110.80~111.30엔 유지 가능성 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에어버스에 주는 보조금이 부당하다며 110억 달러(약 12조5500억원)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도 트럼프 행정부가 보잉에 지급한 보조금을 거론하며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미국과 EU의 관세 충돌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입장은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점을 지적한 것일 뿐 EU와의 무역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전했지만 시장에서는 새로운 무역갈등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국제 정치·경제 변동에 민감한 일본에서는 주가 하락과 엔화 강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한정적 영향에 그칠 것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다만 오는 15~16일 첫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이 높아지며 안정세를 찾던 시장에서 이번엔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이라는 새로운 우려가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와증권은 “미국과 유럽의 무역갈등 문제는 일본 주식시장에게 부정적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음 주 ‘미일 물품무역협정’(TAG)에서 미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하향 조정한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닛케이225지수가 하락했지만 차익 실현을 위한 이익확정 매도 물량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라쿠텐증권도 TAG 협상에서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남아 있지만 유럽과의 무역갈등은 미중 무역전쟁에 비해 일본이 입을 타격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오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10일간 이어지는 골든위크(황금연휴)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면서 닛케이지수가 2만1500~2만1600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과 EU의 관세 충돌 우려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엔화가치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재의 엔화 매수를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엔화 강세가 연출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날 달러당 111.14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1시 20분 현재 전 거래일과 같은 111.14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엔화를 사고 달러를 팔게 하는 원인은 오히려 미국과 EU의 무역갈등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 발표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라고 지적했다.

FOMC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비둘기파 발언이 크게 늘면 투자자들이 급격히 달러 매도에 나서며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3월 CPI가 전년동기대비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미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을 경우 달러가 매수되는 것보다 밑돌았을 때 달러 매도 현상이 활발하다면서 엔화환율이 하락해도 달러당 110엔대 후반에서 111엔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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