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가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됐다 / 사진=CNN 화면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영국의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체포됐다.

호주 국적의 어산지는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수십만 건을 올려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이후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지만 에콰도르에 망명 신청을 하고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7년간 생활해왔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의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수사를 중단했지만 런던 경시청은 에콰도르 대사관의 보호 조처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미 노선을 걸었던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은 어산지의 망명을 받아들였지만 2017년 5월 취임한 레닌 모레노 대통령은 “어산지가 망명과 관련한 국제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외교적 보호조치 철회 이유를 설명했다.

런던 경시청은 “어산지 체포는 영국 법원의 출석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2012년 발부된 구속 영장을 토대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어산지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그는 영웅이 아니다”며 “진실로부터 계속 도망쳐 온 어산지는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고 협력해 준 에콰도르에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도 트위터에서 “7년 가까이 에콰도르 대사관에 있던 어산지가 경찰에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며 “그 누구도 법을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서 논평을 내고 어산지 보호조치를 철회한 에콰도르 정부를 비난했다. 위키리크스는 “에콰도르는 국제법을 어기고 (어산지에 대한) 정치적 보호를 중단했다”며 “어산지는 스스로 대사관을 나온 게 아니라 에콰도르 대사가 경찰을 불러 체포됐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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