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초 진행한 임원인사, 올해는 현재까지 일정 계획 無
업계, '땅콩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 복귀 저울질 추측 제기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매년 연초에 실시됐던 대한항공의 임원인사가 올해는 '깜깜 무소식'이다. 회사 측은 대한항공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사 시기가 미뤄졌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면서 비행기를 되돌린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부사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큰딸이자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누나로, 당시 대한항공 기내서비스·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으로 재직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매년 연초에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올해는 3월 중순인 현재까지 일정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미뤄지면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며 "무언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기내 서비스 부문에서 대한항공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다소 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조직 내부에 조 전 부사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 품질 향상의 임무를 띠고 기내서비스 총괄부사장을 맡았지만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명예 강판됐다"며 "부정적인 여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총수 일가의 명예 회복이나 대한항공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대한항공이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이 지난달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 동생 조원태 사장과 함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릴레이 행사에 참석한 것도 경영 복귀설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됐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3년간의 자숙기간을 거쳐 모든 법적인 걸림돌에서 자유로워진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조만간 (임원인사를)실시할 계획"이라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설은)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늦어지다 보니 그런 추측들이 나오는 것 같다.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맞다' '아니다' 아무도 얘기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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