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파벨 그루디닌 60%포인트 이상 앞서
24년 집권으로 스탈린 이어 최장기 집권 기록 달성
크림반도 강제 병합 등으로 애국심 고취…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로 지지율 상승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내세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 출구조사에서 74%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어내며 4선에 성공, 스탈린에 이어 러시아 역사상 최장 집권 기록을 세웠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 74%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으며 4선이 확실시됐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 전문기관 브치옴(VTsIOM)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6년 전 대선 당시 64%보다 높은 73.9%의 지지율을 얻어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 측이 노린 득표율 60%를 넘어선 것은 물론 2위인 파벨 그루디닌 후보를 60%포인트 이상 앞선 수치다.

 

이로써 지난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푸틴 대통령은 2024년까지 러시아를 이끌게 돼 이오시프 스탈린(1924~1953년, 31년간)에 이어 최장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날 모스크바 시내에서 지지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위대한 한 팀이고 나는 그 팀의 일원”이라며 “선거 결과에 감사한다. 러시아의 이름으로 함께 대업을 이뤄내자”고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러시아의 장기집권체제를 비판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항의 시위도 발생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압도적 지명도와 권력 동원을 통해 재선 승리를 이끌어냈다. 유력한 대립 후보였던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유죄 전력 때문에 출마가 거부된 것도 재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득표율 부풀리기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이 가담한 대규모 비리가 잇따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부녀 독살 미수 사건과 미국의 제재 등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가 푸틴 4선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투표율을 원했기 때문이다.

 

반정부 성향 신문인 노바야 가제타는 “국영·민간기업 직원들이 투표 행사 압력을 받았고 학생들 중에는 투표에 반대해 퇴학 처분 등을 받기도 했다”며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4년 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면서 애국심을 높이며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제제재,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는 침체기를 맞았지만 이들 세력에 맞서는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에게 단결을 호소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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