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까지 드리운 2년차 징크스… “우리와는 상관없는 속설” 
현재 경쟁력에 미래 성장성 더한 강소기업들의 평행이론 분석

세원과 이더블유케이가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지기 쉬운 기업공개 2년차에도 안정적인 사업 흐름을 이어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각사 CI).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2학년생이라는 의미의 소포모어(sophomore)와 징크스(jinx)의 합성어로 불리는 '소포모어 징크스'.

소포모어 징크스가 우리사회 전면에 걸쳐 번져있는 가운데 증권가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공개(IPO) 이후 2년차에 접어든 기업들도 상장이라는 달콤한 열매에 취하기 무섭게 주가 부진에 빠지며 소포모어 징크스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적 최고점에서 상장 절차를 밞는다는 속설 때문에 이듬해 부진하며 주가 하락을 맞이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 중 다수 기업이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투자자들의 원성을 듣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로 기업공개 2년차에도 공모가를 웃돌며 안정적 사업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해 10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자동차 공조시스템 전문기업 ‘세원’과 두 달 앞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열발전설비 제조기업 ‘이더블유케이’가 그 주인공이다.
 

세원과 이더블유케이는 비록 전개하는 사업 방향은 다르지만, 일련의 공통점을 가지고 각각의 산업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기업공개를 진행하며 코스닥 상장사의 길을 걷고 있는 두 기업의 평행이론처럼 닮은 부분을 짚어봤다.
 

◇ 안정적 매출구조·우량고객 확보 "작지만 강하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세원(234100)은 자동차 공조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기업이다. 에어컨 헤더콘덴서·에바포레이터 등 공조부품 중심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구축돼 있으며, 한온시스템을 주요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구조적으로 보장되고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등 전기차 시대에 맞춘 제품군 확장 및 고객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

 

세원 본사전경

 

부산시 강서구 소재에 지열발전설비 전문기업 이더블유케이(258610)는 열수기화기·응축기 등 지열발전에 필요한 핵심설비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직원수 30여명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지만 낮은 온도의 열원에서도 발전이 가능한 바이너리(저온) 방식을 통해 전 세계 점유율 1위 기업 오맛(ORMAT)을 비롯해 터보덴(TURBODEN)·엑서지(EXERGY) 등 우량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으로 국내 상장사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한다. 다만 외형만 작을 뿐, 강력한 고객사를 기반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마켓쉐어를 구축하고 있다. 세원의 경우 한온시스템을 비롯해 대형 1차벤더에 공조시스템 주요 제품에 대한 절대적인 공급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더블유케이 역시 소수의 글로벌 EPC 기업들이 경쟁하는 업계 구조에서 상위 3개사와 독점적 공급 업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여지는 규모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결과 자연스럽게 진입장벽이 형성되며, 그들 스스로 산업 내 확고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는 모습이 이상적이다.
 

◇ 예견된 장밋빛 미래… 흔들림 없는 사업방향 '긍정적 요소' 
 

2017년 하반기에 기업공개를 진행한 세원과 이더블유케이는 당시 업황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각각 640대 1, 116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종목 선별이 중요한 IPO 시장에서 청약 수요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두 기업 모두 외생변수로 인해 일시적 정체기도 보내기도 했으나, 흔들림 없는 사업방향으로 결국 증권가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국발 사드 보복 장기화로 역풍을 맞은 세원은 안정적인 고객사 확보로 외생변수를 빠르게 회복하는 모양새다. 주요 고객사인 한온시스템은 고객·지역별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가 형성돼 있어 타사 대비 중국 영향이 적은 편이다. 이는 한온시스템과 견고한 협력 체계를 구축 중인 세원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 지난해 일시적 실적 하락을 이겨내고 올해 반등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나타나고 있다.
 

이더블유케이의 경우 지난해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소의 연간 관계가 조명되면서,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논란에 거론되게 된다. 하지만 이더블유케이가 영위하는 바이너리사이클 발전 방식은 논란이 된 EGS 방식과는 관계가 없는,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확실한 구분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전량 해외 수출인 사업 특성을 감안했을 때, 당시 이슈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종의 헤프닝으로 종결되며 올해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더블유케이 지역발전소 전경

 

◇ 체계적으로 구축된 미래 성장 모멘텀
 

두 기업 모두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경쟁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는 어떨까?
 

세원의 경우 핵심 고객이 공조시스템 시장에서 과점지위를 잡고 있으며, 추가로 고객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수출 확대와 함께 국내에서도 업계 상위 기업과 추가 수주와 관련된 긍정적인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공조시스템 관련 제품을 넘어 전기차 열관리 제품까지 생산 영역을 확대,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과 사업확장을 위한 로드맵이 이상적이다.
 

이더블유케이 역시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상장 시 언급한 민자발전(IPP) 사업 확장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로, 해외 발전소 운영을 위한 MOU 체결과 IPP 사업 운영을 위한 자회사 설립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IPP 운용사로의 도약은 지열발전사업의 새로운 영역 구축을 의미하는데 그 시작이 이제 곧 펼쳐질 예정이다.

 
이렇듯 비슷한 시기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착실하게 기업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세원과 이더블유케이는 다른 듯 닮아있다. 독보적인 역량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대외 리스크로 잠시 주춤했지만 미래를 준비하며 롱런의 기틀이 마련됐다. 한발 더 나아가 각자의 산업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까지 기대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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