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3월 FOMC서 미 금리 1.50~1.75% 인상 확실
한미 기준금리 역전… 금융시장 자본 유출 우려 확대
日금융시장, 달러 강세·엔화 매도 기대감 솔솔

미 연준이 올해 첫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한국 금융시장은 자본 유출 우려를, 일본은 달러 강세로 엔화가 약세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지시간 20~21일 제롬 파월 체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 연준은 올해 역시 3차례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탄탄한 고용시장과 경기 호조를 반영할 때 4차례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연준이 긴축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해 파월 의장이 경제·인플레이션을 어떻게 평가할지,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s)가 변경될지 등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연준이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인상 횟수를 3차례에서 4차례로 올릴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시장에서는 3차례 유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올릴 것은 확실하지만 정책금리 전망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점도표 역시 지난해 12월 공개된 2018년 말 예상치 중앙값 2.125%에서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월 대비 줄어든 데다 2월 소매판매 역시 전월 대비 0.1% 감소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가속화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은 연준이 금리 전망을 변경할 경우 미국의 장기금리가 다시 급등해 주식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한미 금리 역전에 금융시장 자본 유출 우려 확대

연준이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1.50~1.75%로 올라가며 한국의 기준금리(1.50%)보다 높아진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연임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7월께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과거의 경험을 보면 대규모 증권자금 유출은 내외 금리차보다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온다든가 일부 신흥국 경제 불안이 확산되는 경우에 발생했다”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대규모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뿐만 아니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금융시장이 글로벌 통화 긴축과 미국의 금리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반면 일본은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 초 달러당 113엔대였던 엔화환율이 2달 새 105엔대 초반까지 곤두박질 친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속에서 홀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은행(BOJ)은 지난 9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미일 간 금리차 확대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 19일 현재 달러당 105엔 수준인 엔화환율이 108엔 수준으로 오르며 엔화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리차 확대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등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달러 매도 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안전자산인 엔화가 강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맹국을 포함한 무역 대상국에게 폭탄관세를 매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무역전쟁 가능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이 금리인상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칠지 미국의 금리인상 경로가 주목된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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