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트럼프 캠프, 유출 개인정보 무단 사용 의혹
페이스북 주가 하룻 새 7% 하락… 시가총액 39조원 실종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미 대선 트럼프 캠프에 사용됐다는 의혹에 미 정치권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포머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캠프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들의 관리 범주가 아니라며 페이스북은 책임을 부정하고 있지만 미 정치권은 데이터 관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머니 등 주요 외신은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연계된 영국의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에서 유출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유권자 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해 선거전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사실을 처음 보도한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CA 설립에 관여돼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캠프는 선거전에서 CA를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 교수인 러시아계 미국인 알렉산드르 코건과 학술조사를 목적으로 한 데이터 정보 사용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코건 교수가 페이스북과의 계약을 깨고 CA에 데이터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뒤늦게 정보유출 사실을 알고 데이터 삭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지만 데이터는 최근까지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건 교수와 CA의 관계와 해당 데이터가 미 대선에 실제로 사용됐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 정치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의 의회 증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플랫포머’ 의존 데이터 경제권 문제 부각

페이스북은 지난해부터 러시아 기관이 만든 광고나 뉴스를 게재하는 등 러시아의 선거개입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페이스북을 비난하고 있는 민주당 출신 마크 워너 상원의원은 “플랫포머(Platformer)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이 원인”이라며 “이대로 방치할 경우 다시 악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게이트 의혹으로 불거진 페이스북 조사는 물론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플랫포머 기업에 의존한 경제가 지닌 잠재적 위험성이 수면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구글과 아마존닷컴 등 다른 IT기업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용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주고 무료 지도, 상품 광고 시스템 등을 얻고 있다”는 아마존 전 데이터 연구자의 발언을 전했다.

 

거대한 디지털 기업이 막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주변 기업들이 그것을 이용하는 ‘데이터 경제권’이 이미 완성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 페이스북 주가 장중 7% 폭락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과 미 대선에 정보가 사용됐다는 소식에 시가총액 거대기업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장중 7% 가까이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 약 370억 달러(약 39조6000억원)가 사라진 셈이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5.60포인트(1.35%) 하락한 2만4610.9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7.75포인트(1.84%) 하락한 7344.2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39.09포인트(1.42%) 빠지며 2712.92에 장을 마감하는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과거 4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애플·구글(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이어 미국의 시가총액 최대기업으로 꼽힌다.

 

약 4억주를 보유하고 있는 저커버그는 이날 하루에만 약 50억 달러(약 5조3500억원)를 잃었지만 세계 6번째 부자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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