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정식으로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15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에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감축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지만 협상 대상을 둘러싼 의견 대립과 프랑스의 반발로 지연돼 왔다.

EU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장관급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무역협상 개시를 찬성 다수로 승인시켰다. 하지만 프랑스는 반대표를 던졌고 벨기에는 기권했다.

이로써 무역협상 재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EU가 미국이 요구하는 농산물을 협상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아 미국의 반발이 확실시된다고 지적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빨리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며 융커 위원장 등 EU 집행위 임기인 10월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농산물 관세나 무역장벽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융커 위원장은 성명에서 “자동차 등 공산품 관세 철폐는 미국과 EU의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이 농산물 협상을 원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올 1월 농산물을 포함한 포괄적인 시장 접근 보장을 EU와의 협상 목표로 제시하며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했다. 반면 EU는 미국이 앞서 농산물을 제외하고 공산품에 대한 관세 철폐만 논의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EU 집행위는 EU 회원국으로부터 농산물 협상 권한을 부여받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EU는 협상 개시 합의 9개월 만에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지만 첫 교섭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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