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 사임을 발표한 홍하이(폭스콘)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총통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 사진=궈타이밍 회장 페이스북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홍하이(鴻海)정밀공업 궈타이밍(郭台銘) 회장이 회장직을 사임하고 정계 진출 의사를 밝혔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몇 달 내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힌 궈 회장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74년 홍하이를 설립한 궈 회장은 애플의 스마트폰 등을 중국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자회사 폭스콘을 통해 연 매출액이 약 192조원에 달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깊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궈 회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다. 2017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공동 기금을 만들어 폭스콘 미국 공장을 설립하자고 제안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계 입문을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차원에서 회장직을 사임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져 왔다.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힌 궈 회장은 이날 총통 선거 출마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이사회) 회의에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내일이나 가까운 시일 안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출마하게 된다면 친(親)중국 성향의 제1야당인 국민당에서 출마하겠다며 당의 지명 절차를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총통 선거에 여야 후보자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후보 경선에 혼란이 예상된다.

여당인 민진당 출신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재선을 목표 출마를 표명한데 이어 라이칭더(頼清徳) 전 행정원장이 지난달 전격 출마를 결정하며 서로 양보를 촉구하고 있다. 민진당은 17일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다음달 22일 이후로 경선 일정을 연기했다.

국민당 후보로는 내년 총통선거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유력하지만 궈 회장이 출마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격전이 예상된다. 

 

국민당에서는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新北) 시장과 왕진핑(王金平) 전 입법원장(국회의장) 등도 출마를 표명해 7월까지 공천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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