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한때 800포인트 이상 빠지며 2만1000선 무너져
엔화환율 달러당 104엔대… 트럼프 행정부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추가 하락 우려도

‘트럼프 랠리’에 웃던 일본 금융·외환시장이 트럼프발 악재에 패닉 상태를 보이고 있다. 도쿄증시는 폭락하고 엔화환율 역시 달러당 104엔대로 떨어지며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심각해지면서 무역전쟁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일본 금융·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23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85.66포인트(3.18%) 하락한 2만906.33에 거래 중이다.

 

이날 2만1188.80에 거래를 시작한 닛케이지수는 오전 10시께 8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2만760.95까지 하락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장중 닛케이지수가 2만1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일 이후 3주 만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제재조치 발동을 결정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나아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당국 역시 미국에 대한 대항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트럼프 랠리’ 효과를 보던 일본 외환시장은 달러당 113~117엔대의 엔화약세 장을 오가며 안정적 환율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재점화하면서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달러당 105.28엔에 장을 시작한 엔화환율은 현재 104.77엔으로 전 거래일 대비 0.51엔(0.48%)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에 백악관 안보정책을 담당하던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경질 소식이 전해지면서 엔화 강세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정권 운영을 우려하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달러를 팔고 엔화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동되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도 제외되지 못한 일본 경제가 트럼프발 악재에 휘말렸다면서 금융·외환시장 악화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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