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송은정 기자

 

 

[서울와이어 송은정 기자] 속담에 '빈 수레가 요란하다' 는 말이 있다. 실속 없는 사람이 겉으로 더 떠들어 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런 속담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현실이 됐다. '5G 불통 빈번', '소비자 불만 폭주' 등의 소비자 불만을 일으킨 5G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3일 이통3사가 앞 다퉈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보다 2시간 일찍 5G를 개통해 '세계 최초' 라는 타이틀을 거머줬다. 그러나 이런 영광의 타이틀을 단 순간부터 5G의 논란은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속도가 갑자기 느려지고 버퍼링이 느려지는 등 문제점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5G에서 LTE로 넘어갈 때다. 데이터 끊김은 물론이거니와 속도가 느려지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증폭됐다. 오죽하면 기존의 LTE가 낫다는 말이 나왔을까. 소비자들은 요금제는 기존보다 비싸고 품질은 뒤떨어지는 5G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지국 문제도 간과할 수가 없다. 가용 기지국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도 '커버리지 구축'에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서울 등 한반도의 일부 지역만 되는 '반쪽짜리 5G' 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5G 구축망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개통만 서두른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우려됐던 지방과 도심의 5G 구축망 논란은 이제 서울 한복판에서도 일부만 이용이 가능한 5G라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덕분에 통신사들은 소비자 불만 해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이통사가 설치한 5G 사용망은 수도권과 대도시에만 국한돼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들마저도 도심지역 일부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LTE보다 몇십배 빠른 5G라 광고했지만 실질적으로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안 터지는 5G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4G와 비교해 5G는 최고 전송속도가 20Gbps로 4G(1Gbps) 보다 무려 20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용자 체감 속도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5G를 샀으나 LTE를 이용한다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요금제는 또 왜이렇게 비쌀까. 소비자들을 울리는 고가 요금제에 한참 떨어지는 기술력은 '5G 써봤자 의미없다', '이 돈 주고 쓰기 아깝다'라는 반응들만 내놓고 있다.

 

이통사의 '일단 지르고 보자' 는 생각으로 5G를 시작한 건 오산이었다. 준비가 전혀 안된 상태에서 앞으로 나타날 문제와 이로 인한 해결방법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타이틀에만 목메 단 결과다. 세계 최초로 5G를 했다는 것에만 매달려 고객들의 서비스 품질을 도외시 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물론 치열한 경쟁이 주는 장점은 굉장히 많다. 기술 혁신과 생산성 증대, 소비자 니즈 충족 등은 지속적인 경쟁의 산물이다. 

 

하지만 경쟁 전에 '밑바탕'이 확고해야 경쟁도 가속도가 붙고 성공할 수 있는 법이다. 5G라는 겉과 이를 채울 알맹이인 기술과 콘텐츠가 빈약하다. 기본적인 속도문제와 구축망은 이통사들이 앞 다퉈 당장 해결해야할 숙제다.

 

이통3사는 아무 실속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은 화려해 보이나 속은 가난함)' 상태에 불과하다. 겉 멋든 5G는 필요 없다. 이제는 무의미한 타이틀 경쟁이 아닌 서비스의 질 향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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