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부 본부장 “한미 FTA 큰 틀 합의” “철강관세 완전 면제” 주장
므누신 미 재무장관 “대미 철강 수출량 줄일 것” 강조
철강관세 빌미로 통상협상 ‘양보’ 압박 트럼프식 전략 성공 의견도

한미 양국이 FTA 개정과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서 합의를 이뤘다며 "서명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김현종 산업부 본부장과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시각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달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벌여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조만간 완전히 마무리될 전망이다.

 

구체적 협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위기다.

 

지난 25일 귀국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와 232조 철강 관세에 대해 미국과 원칙적인 합의, 원칙적인 타결을 이뤘다”며 실무 차원의 문제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한미 양국이 FTA 개정협상과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FTA와 관련해 매우 생산적인 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통상당국 간 협상을 “완벽한 윈-윈”(an absolute win-win)으로 평가하면서 “서명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관련해서는 “관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대신 한국은 미국에 보내는 철강의 규모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이 “농업 추가개방은 없다”며 “25%의 철강관세 부과 유예도 일시적이 아닌 완전 면제가 될 것”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 발언이다.

 

일각에서는 철강관세 발동을 들먹이며 통상협상에서 양보를 압박하는 트럼프식 전략이 성공했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와 한미 FTA 연계 협상을 벌여온 한국 정부와의 ‘원샷딜’(일괄타결)이 타결됐다는 것. 즉 철강 관세 면제를 얻고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시장을 내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이 철강 관세와 농업을 지키고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 규제 완화와 픽업트럭 관세 부과 유지 등을 수용했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김 본부장의 협상 내용을 보고받고 이를 토대로 미국과 발표시기 등 세부절차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제재하는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대해서도 “철강 관세와 301조 발동을 놓고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에도 원샷딜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향후 1년간 1000억 달러의 대중 무역적자 삭감을 중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 “만약허용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관세 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측 요구를 관철하겠다고 주장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에 최종적으로 관세를 발동해도 미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요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있어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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