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항공 제공

 

[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봉사와 실천을 통해 사회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동체의 일원이 돼야 하겠습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남긴 말이다.

 

고 조양호 회장은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 한 후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숙환인 폐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1999년 부친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조 회장은 당시 크고 작은 사고로 어려움을 겪던 대한항공을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세계적인 항공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일조했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올해 총회 개최를 주도해 외교적 성과도 훌륭하게 이뤄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조양호 일가의 '갑질 논란'이 잘나가던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14년 장녀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작년 차녀 조현민 ‘물컵 갑질’,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전 이사장의 갑질 폭행사건이 결정타였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항공 직원들은 그동안 쌓였던 조씨 일가의 행태를 고발하는 폭로를 멈추지 않았으며 한진가는 검찰 수사의 대상이 돼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인성 논란에 이어 총수 일가의 탈세, 배임, 횡령 의혹까지 번지며 조 회장 일가는 끊임없이 검찰에 불려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제 대한항공은 별이 된 조양호 회장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경영권 승계가 중요하다. 상속세와 국민연금 등의 견제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조원태 사장은 한진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대한항공을 이끌 3세 경영인으로 낙점된 사람이다.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던 르네상스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선 조 사장이 홀로서기 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기업은 회계의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민주화가 담보돼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 이런 토대로 고객의 신뢰를 얻고 주주의 이익을 보장한다면 기업은 순항할 수 있다. 

 

비록 현재의 대한항공은 고객과 주주를 놓친 상황이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진정한 경영인의 능력이다.  오너의 경영권 유지보다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 힘쓰고 조 사장이 직면한 '상속세'와 '경영권 확보'를 해결하기 위해 피 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hyeon0e@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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