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왼쪽), 하나금융그룹 전경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오늘(19일)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화그룹의 참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 쇼트리스트(적격예비인수자)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2파전이 예상됐으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롯데카드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약 한화그룹이 본입찰을 내지 않는다면,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쇼트리스트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보통 쇼트리스트 검토 작업에 1~2주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쇼트리스트에는 하나금융, 한화그룹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모두 본입찰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경우, 금융권은 하나금융과 한화그룹의 양강구도를 점치고 있다.

하나금융의 본입찰 참여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올해 금융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지주의 공격으로부터 3위 자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롯데카드 인수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카드의 점유율(신용판매 실적 기준)은 11.2%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에 이어 5위다. 만약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10% 미만에서 20%대까지 올라가 KB국민카드를 제칠 수 있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의 실적 증가도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비교적 높은 매각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도 롯데카드는 구미가 당기는 매물이다.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보험업에 편중된 자사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롯데카드가 가진 '빅데이터' 강점을 활용, 유통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두 회사의 막판 눈치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변수는 한화그룹의 '변심(變心)'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급작스레 매물로 나오면서 한화의 셈법은 복잡해진 상황이다. 현재로선 롯데카드 본입찰 참여에 입장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막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없지 않다.

롯데카드와 아시아나항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엔 자금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매각가로 1조5000억원을 제시한 상태이며,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당초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했을 때 한화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금전적인 문제로 고민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당초보다 매각 예상가가 낮아진 만큼, 롯데카드 대신 아시아나항공 카드를 잡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본입찰도 동시에 실시한다. 롯데손해보험 쇼트리스트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와 외국계 전략적 투자자(SI), 재무적 투자자(FI) 등 5곳이 거론된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매각을 추진하다 일단 보류한 상태다. 최근 롯데지주가 캐피탈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에 넘기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회사 측은 "캐피탈 지분 매각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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