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김용범·유광열 VS '전직관료' 정은보·김조원, 유력 후보 급부상

왼쪽부터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함께 금융당국을 이끌 수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장은 공석 상태다. 지난 12일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 지인의 자녀를 하나은행에 채용 청탁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사임함에 따라,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관료출신으로 차기 금감원장 후보를 압축하고 인사 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과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다. 현직 관료 2명과 전직 관료 2명을 두고 저울질 중인 셈이다.

김 부위원장과 유 수석부원장은 현재 금융권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능력면에서는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평가도 들린다.

김 부위원장은 최 전 금감원장의 사의표명과 동시에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다. 금융위 자본시장국, 금융정책국, 증선위 상임위원 등 핵심보직을 대부분 거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보다 행시 후배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 부원장은 행시 30기이며, 유 수석부원장은 29기다. 문 정권이 조직내 고위 임원의 지역안배를 중요시 한다는 점도 김 부원장의 금감원장 선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유광열 수석부원장이다. 내부 승진이라는 점에서 일단 모양새가 좋다. 유 수석부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11월 수석부원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금감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만큼 금감원 내부 상황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정 전 부위원장과 김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다. 떨어진 금감원의 위상을 다시금 높일 수 있는 인물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파벌인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언급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정 전 부위원장은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까지 현역에서 근무한 금융관료로 금융당국 안팎의 상황을 잘 안다는 게 장점이다. 조정2과장 재직 시절,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파견되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 감사원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2005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게 정치권 내부의 평가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장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문 대통령과의 인연이 약점으로 작용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한편 수장 인사와 함께 임원진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교체 쪽에 힘을 싣고 있다. 수장이 바뀔 때마다 관행처럼 임원 라인이 교체됐던 만큼 이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최수현 전 원장에서 진웅섭 전 원장으로 수장이 바뀔 때 권인원·허창언·김진수 부원장보와 최진영 전문심의위원이 옷을 벗었고, 최흥식 전 원장 역시 지난해 11월 부원장보 전면교체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내부 기강을 다잡기 위해 금감원장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장이 바뀌면 조직 기강을 잡기 위해 임원 인사도 단행될 것이다. 특히 일부 부원장보의 경우 사기업 채용청탁 의혹에 휩싸인 만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bora@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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