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등에도 달러화 약세… 엔화 약세 재료 부족
중국 대미 회유 전략 관철 시 환율 상승 기대

미중 무역전쟁 우려 완화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일본에서는 올 1분기 실적은 물론 2019년 3월기 영업이익 감소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소폭 완화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일단 안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 금융·외환시장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확인되면서 현지시간 26일 뉴욕증시가 9년여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달러화는 여전히 약세를, 엔화는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달러당 105엔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증시 반등에 27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51.22포인트(2.65%) 상승한 2만1317.32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88.60으로 전 거래일대비 0.48% 하락하면서 오후 3시 30분 현재 안전자산인 엔화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0엔(0.19%) 오른 105.61엔 수준에 거래 중이다.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이어지는 이유와 관련 미중 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갈등이 새롭게 떠오르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통상 정책을 문제로 꼽고 있다.

 

일본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철강·자동차·해운 관련주 하락이 두드러지자 세계적인 경기 확대를 배경으로 좋은 실적을 유지해온 관련 기업들이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재물이 되고 있다는 분위기도 일고 있다.

 

일본 기업의 우려는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연초 달러당 112엔대였던 엔화환율이 지난 23일 104.74엔까지 떨어지는 등 급격한 하락곡선을 그리는 엔화 강세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기업의 2019년 3월기(2018년 4월~2019년 3월) 영업이익 감소 시나리오도 부상하고 있다며 환율과 세계 경기에 좌우되는 일본 기업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일간 금리차 확대로 엔화 하락·달러 상승을 예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1주일 간 닛케이통화인덱스를 구성하는 25개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국가는 일본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로 엔화 매수가 강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대상에서 동맹국인 일본을 예외로 취급하지 않은 점도 충격이지만 미국의 철강 관세 발동에 따른 신흥국 경기 악화 우려가 엔화 매수로 이어져 또 다른 피해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트럼프 랠리’ 효과를 보며 승승장구하던 일본이 트럼프발 악재에 휘말리며 금융·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SMBC닛코증권은 “중국이 대미 보복조치가 아니라 미국산 자동차와 생활용품 수입량을 늘려 일단 사태를 수습하려 한다”며 중국이 회유 전략을 선택한 경우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완화되며 엔화 약세·주가 하락이라는 반전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즈호은행 역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조치는 중국 경제성장률을 0.1% 정도 끌어내리는 정도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중국이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힘을 실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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