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이날 오후 3시 본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유력 후보로 손꼽혔던 한화그룹이 불참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당초 한화 역시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뒤늦게 불참 소식이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막판에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쇼트리스트(적격예비인수자) 업체 중 하나인 IMM프라이빗에쿼티도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하나금융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 등 3파전으로 추려졌다.

금융권은 하나금융이 우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그동안 사모펀드에 인수된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 후 재매각되는 수순을 밟은 만큼, 특별한 메리트가 없는 한 롯데가 사모펀드보다는 금융지주사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례로 이번 본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의 경우 2013년 1조8400억원에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지난해 9월 신한금융지주에 500억원 가량 올려 재매각한 전력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금융 계열사에 애착이 많았던 만큼,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카드업계 2위권 도약을 노린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카드의 점유율(신용판매 실적 기준)은 11.2%로 신한·삼성·KB국민·현대에 이어 5위다. 만약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품게 된다면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10% 미만에서 19%까지 올라가 삼성카드와 2위권을 놓고 싸움을 하게 된다.

적정 인수가로는 1조원 정도를 고려하고 있다. 이승열 하나금융 그룹재무총괄 부사장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주 차원에서 증자 없이 1조원의 M&A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 계열사에 대한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롯데가 오랜 염원인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오는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이날 롯데카드와 같은 일정으로 매각 본입찰을 마감했으며, 롯데캐피탈은 매각 작업을 일단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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