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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소인정 주부기자] 매년 4월 22일. 오늘은 ‘세계 지구의 날’로 불린다. 지구의 날이란, 환경 관련 행사 중 가장 큰 행사로 지구를 함께 공유하는 인간으로서 인간이 일으키는 환경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날이다.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환경의 날(6월 5일)’과는 맥락이 다르다. 순수 민간운동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세계 지구의 날 공식 명칭은 ‘International Mother Earth Day’이다. 지구를 어머니(Mother)로 비유했다. 이는 지구가 있어야 우리 인간들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엄마가 자식을 위해 많은 것들을 주듯이 지구는 우리 인간에게 끊임없이 좋은 것들을 베푼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Mother’ 이란 단어가 가슴에 와 닿으면서 찔끔했다. 지금 나의 위치에서 지구를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 사는 동안의 영원한 숙제인 “쓰레기”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평소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둘러보았다.

우선, 일회용 생리대. 생리대는 합성섬유 커버와 플라스틱 비닐 소재의 시트로 만들어져 자연 분해되는 데 무려 450년 이상의 천문학적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떠오르는 대안은 유기농 면 소재로 90일 이내 90% 생분해 되는 친환경 일회용 생리대가 시판되고 있다고 하니 제품 구입시 성분을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할 것 같다.  

또, 매일 사용하는 칫솔 역시 환경 오염의 주범이다. 칫솔 손잡이는 대부분 플라스틱인 데다 소비 주기도 빨라 버려지는 양이 생각보다 많다. 색이 입혀진 플라스틱 손잡이의 경우 재활용마저 불가능하여 최근 스웨덴의 '험블 브러쉬'나 일본의 '유마키 칫솔' 등 대나무, 사탕수수 플라스틱과 같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칫솔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국내엔 아직 시판되는 제품이 없어 많이 아쉽다.

지금껏 플라스틱 대로 만들어진 면봉을 쓰레기통에 버려왔다면 이 역시 바꿔야 할 습관이다. 면봉 대 역시 크기는 작지만 엄연한 플라스틱이며 버려지는 양도 엄청나다. 이런 이유로 영국에서는 오는 10월부터 플라스틱 면봉의 유통과 판매가 전면 금지될 예정이라고 한다. 환경을 위해 가급적 나무 소재의 면봉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플라스틱 면봉의 경우 반드시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필리핀으로 수출한 ‘쓰레기’가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로부터 많은 항의를 받으며 국제적 비난을 야기한 일이 있어 본 기자도 기사화 한 적이 있다. 최근 정부는 수출업체를 대신해 쓰레기를 다시 반입했지만, 처리 방법과 비용을 두고 답이 없는 ‘정체성 고심’ 중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뿐 현지에 남아있는 쓰레기를 되가져와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쓰레기 수출국’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샀는데 최근 미국 CNN방송 기자가 국내의 한 야적 쓰레기장을 찾아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해 우리나라의 ‘쓰레기 산’이 미국 방송에까지 나온 일이 있었다. 이는 국제적으로 팔려간 쓰레기도 모자라 국내에 있는 쓰레기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국가적 망신이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 불법 폐기되어 방치된 쓰레기가 84만 톤이고, 불법 투기 쓰레기가 33만 톤, 불법 수출 쓰레기가 3만 4000톤이나 된다고 하는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는 것도 모자라 원인 모를 화재와 쓰레기에서 나오는 각종 부산물로 인한 토양과 수질오염까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전국 곳곳에 있는 ‘쓰레기 산’ 은 대기·토양·수질,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오염시키고 있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공기와 물, 흙, 이 세 가지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될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편안함만을 쫓아 스스로 삶의 터전을 병들게 하고 있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한 삶을 쫓아온 인간의 욕심이 병들어가는 환경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베풀 줄로만 알았던 둥글둥글한 성격의 지구가 이제는 한계에 부딪혀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이젠 무작정 쌓아 놓기만 한, 내 눈앞의 쓰레기 처리 문제와 스스로 마주해야만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만든 쓰레기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배운 도덕, 즉 책임의식이다. ‘불법 쓰레기를 수출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국제협약을 준수하는 환경정책을 마련하고, 자국 내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재활용과 재사용이다. 요즘 큰 문제가 되는 플라스틱과 비닐, 종이 등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이 있다.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자원까지 폐기물과 뒤섞여 버려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소비자는 재활용 분리배출에 적극 참여하고, 기업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충실히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해결책은 전체적인 양을 줄이는, ‘쓰레기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비닐봉투,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에서 과감히 멀어져야 한다. 다행히 요즘은 동네 마트에 가도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종이봉투를 제공하고, 플라스틱 용기를 대신해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으며 깜찍한 휴대용 시장 바구니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눈에 많이 띈다. 

소소해도 괜찮다. 적어도 주부라면, 환경을 고려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선택하고,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비대하게 늘어난 덩치로 인해 상실해 가고 있는 지구 본연의 기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건강한 다이어트 기회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의식 있는 소비습관이 퀄리티(quality) 있는 삶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지구를 지키는 4R운동’으로,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않기(Refuse), 쓰레기 줄이기(Reduce), 쓸 수 있는 것은 재사용하기(Reuse), 쓸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기(Recycle)’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 당장 내 주위를 살펴보고 가장 쉬운, 플라스틱과 일회용품부터 치우고,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지켜줄 친환경 제품으로 하나씩 바꿔보았으면 한다.

지구가 병들고 아프면 우리의 거처마저 불안하게 흔들린다. 온난화, 미세먼지 등 지구를 아프게 하는 건 우리 인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지구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더 소중히 여기는 생활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줌마 파워! 나부터 다시 한번 롸잇! 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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