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벽 북한을 출발해 9시 30분께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양국의 우호를 기념해 만들어진 ‘김일성의 집’이라고 불리는 시설을 방문한 뒤 다시 전용열차를 타고 국경에서 300㎞ 가량 떨어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러시아를 찾는 것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8년 만으로 김 위원장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 임하게 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방러길에 올랐다고 전하며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전까지 북미·북중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수행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의 동행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전날 먼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이날 저녁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5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지만 회담 후 공식성명과 문서 발표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우회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차례 정상회담을 한 중국에 이어 러시아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한 지지와 제재 완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국기가 내걸리는 등 김 위원장을 맞을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역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나와 영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루스키 섬의 국립 극동연방대학으로 향하는 도로에도 환영 깃발이 휘날리고 블라디보스토크 역과 극동연방대학에 붉은 카펫이 깔려있다고 전했다. 

오는 26일까지 러시아에 체류하는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수족관과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부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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