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참가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오는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영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영국이 화웨이에 시장을 개방하며 미국과의 갈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의장을 맡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안테나 등 비핵심 부분에서 화웨이 제품 사용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상호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 ‘파이브아이즈’(Five Eyes) 국가에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 보이콧을 요구해 왔다.

화웨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퇴출 압박을 의식한 듯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과 제레미 헌트 외무장관,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장관, 페니 모돈트 국제개발 장관 등은 비핵심 부문이라도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AFP통신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영국은 미국을 배반하는 형태가 된다며 총리관저에서 해당 보도에 대한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화웨이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제한적인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표현을 썼다.

미국에 이어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해부터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지난해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한 캐나다 역시 5G 장비 입찰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립적인 입장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각 회원국의 판단에 맡긴 가운데 일본은 내년 봄부터 시작되는 5G 상용 서비스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서를 총무성에 제출한 상태다.

한편 노골적으로 화웨이 퇴출을 종용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5일 영국을 국빈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나고 메이 총리와 회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영국을 방문했지만 반감 정서가 확대되며 애초 예정됐던 국빈방문이 아닌 ‘실무방문’으로 격하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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