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재래식 무기 거래를 규제하는 국제 협정인 유엔 무기거래조약(ATT) 서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ATT는 재래식 무기의 불법 수출입을 규제하기 위해 2013년 채택된 조약으로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2014년 12월 발효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전미 총기협회(NRA) 연차총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ATT는 잘못된 조약이며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ATT에 서명했지만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정권 하에서 비준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에 ATT 비준 절차를 즉시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주요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과 이란 핵합의에 이어 국제조약에서 또 탈퇴하며 미국의 주권을 중시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악관은 약 100개국이 ATT에 가입했지만 주요 무기 수출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 63개국이 서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ATT는 무책임한 무기 거래 해결책으로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ATT에 서명한 국가는 130개국이지만 비준을 끝내고 당사국이 된 국가는 101개국에 불과하다. 당사국에는 프랑스·독일·영국 등이 포함되지만 세계 무기 수출 강국인 미국과 중국·러시아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

한편 ATT 서명 철회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관료들이 수정헌법 제2조가 보장한 자유(무기 소지·휴대 권리)를 짓밟는 것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NRA 회원들은 환호했다.

NRA는 회원 수가 약 500만명에 달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로비 단체로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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