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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정치인들도 SNS를 가까이 하고 있다. 정치 일정은 물론 정견 발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하고 있다. 우리 정치인들은 페이스북을 더 선호한다. 트위터는 140자밖에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 취재 형태도 많이 바뀌었다.

필자가 1990년대 후반 정치부 기자를 할 때만 해도 정치인들의 집을 아침, 저녁으로 돌곤 했다. 식사, 또는 차를 마시면서 귀동냥을 했다. 그래서 유명 정치인 집에는 항상 기자들이 북적됐다. 아침도 정치인 집에서 먹었다. 보통 10~20명쯤 먹은 기억이 난다.

요즘 집을 개방하는 정치인은 없다고 한다. 굳이 집에 가지 않더라도 취재가 가능한 까닭이다. 정치부 기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유명 정치인들의 페이스북 계정을 들여다 본다. 정치인들도 따로 보도자료를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을 통해 동선을 다 알리고, 이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힌다.

페이스북을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다. 정치 현안에 대해 그때그때 코멘트를 한다. 기자들은 그대로 인용하면 된다. 박 의원은 42년생으로 가장 연장자다. 그럼에도 자유자재로 페이스북 정치를 한다. 젊은 정치인들도 그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페이스북 애호가. 당내외 현안에 대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수위도 높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10년 전 경선 때 앙금을 극복하지 못하고 집권기간 내내 반목하다가 공동의 정적에게 똑같이 당한 것”이라며 “적은 밖에 있는데 아군끼리 총질하고 싸우다 똑같이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도 퇴임 후 페이스북 정치를 하고 있다. 검찰 조사를 거부하면서도 페이스북에는 제3자를 통해 글을 올리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MB는 지난 9일 검찰이 기소하자마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대중정치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은 나를 구속기소함으로써 이명박을 중대 범죄의 주범으로, 이명박 정부가 한 일들은 악으로, 적폐대상으로 만들었다”고 반발한 뒤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면 구속되지 않고, 그렇지 않으면 줄줄이 구속되는 현실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사화에 빗대 ‘무술옥사(戊戌獄事)’라는 말도 썼다. “저를 겨냥한 수사가 10개월 이상 계속되었다”면서 “댓글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 명을 제외하고도 이명박 정부 청와대 수석, 비서관, 행정관 등 무려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무엇보다 편리하다.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SNS는 이처럼 우리 정치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정치 지형도 바꿔놓을 기세다. 시대가 낳은 산물이랄까. <글 : 오풍연 오풍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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