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영국 남부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실시된 ‘2019 지방선거’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참패했다.

현지 언론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혼란을 키운 메이 정권에 대한 심판이 내려졌다며 당 내에서 메이 총리 사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잉글랜드 248개 지역에서 지방의원 8400여명과 6명의 시장을 선출한다. 북아일랜드 11개 지역에서도 460여명의 지방의원을 새로 뽑았다.

5일(현지시간) 모든 개표작업이 끝난 가운데 BBC는 총 259개 지역에서 약 8900석을 놓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은 1330석을 잃으며 3564석이 됐고 최대 야당인 노동당도 84석 줄어든 2021석에 그쳤다고 전했다. 

반면 EU 잔류를 주장하는 자유민주당과 녹색당은 각각 704석, 194석을 늘리며 약진했다. 무소속 후보의 당선도 늘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메이 총리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데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겨져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보수당이 전체 의석의 약 30%를 잃는 결과가 나오자 당 내에서는 메이 총리에게 공공연히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지난 2일 투표 개시 후 3일 오후 중간 개표 결과가 나오자 메이 총리는 보수당 회의에서 “브렉시트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메시지”라고 발언했지만 내부에서 “왜 그만두지 않냐”며 고성이 오갔다고 보도했다.

보수당의 한 하원의원은 “유권자들은 지도자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그 때가 온 것 같다”며 총리 사임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 역시 BBC 인터뷰에서 “메이 총리는 사임을 선언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 차원의 압박이 가게 될 것”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BBC는 “브렉시트 혼란을 키운 거대 정당의 무능함에 대한 심판”이라고 평했고 AFP 역시 “유권자가 국정 혼란을 야기한 양대 정당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노동 양당이 동반 참패하면서 일각에서는 오는 23~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더 큰 패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브렉시트 타협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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