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개방·미중 무역갈등 해소에 엔화 일시적 안정
시리아 사태 급진전에 다시 강세장 전환
15일 美환율보고서·17일 미일 정상회담 결과 촉각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 화해 무드를 조성하면서 미중 무역갈등 해소돼 일본 외환시장이 안도감에 빠졌지만 이내 시리아 리스크가 확대되며 다시 강세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중국의 외자제한 시장 개방 소식에 긴박하게 돌아가던 미·중 무역마찰에 해결 기미가 보이면서 일본 외환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하지만 시리아 리스크 급부상과 뉴욕증시 상승에도 오르지 않는 달러화 등 엔화 강세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 주석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우려와 시리아 사태로 인한 엔화 강세·달러 약세 움직임을 멈추게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올 가을 미 의회 중간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통상 문제를 둘러싼 마찰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오는 17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일본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일단락 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타깃으로 일본을 지목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7.20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하락하면서 한때 107엔대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오후 3시 30분 현재는 전 거래일 대비 0.15엔(0.14%) 하락한 107.05엔에 거래되며 일단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마찰 경계감이 완화돼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동 정세가 이슈가 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엔화환율 상승(가치는 하락)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외환 전문가들은 “엔고 경계감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시리아 리스크를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엔화 매수에 나서면서 시 주석이 올려놓은 엔화환율을 다시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실제로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다”면서도 “중간선거를 앞둔 이번 여름까지는 양국의 대치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리스크로 엔화가 다시 초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오조라은행은 “엔화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라며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성공적인 외교를 펼치지 못할 경우 엔화가 다시 급락하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 역시 전날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큰 일본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며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이냐에 따라 ‘미일 무역 갈등’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향해 “자동차 시장이 폐쇄적”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지난달 발표된 미 무역대표부(USTR)의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도 자동차 등 일본에 대한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 강화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일 무역적자 확대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5일 발표 예정인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이 다시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경우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지난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미국이 대북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양보’를 이끌어냈다”며 “한국의 환율조작 금지 합의를 얻어낸 미국이 이번엔 엔화 평가절하 비판을 강화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일본에게 어려운 시장 요구를 들이대거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다시 시작될 경우 달러당 105엔선 밑으로 엔화환율이 무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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