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갑질항공으로 바꿔라"

두 딸의 연이은 '갑질행보'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에도 먹칠했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입된 오너2세가 오히려 회사의 사고뭉치로 전락한 모습이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사진 왼쪽·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는 최근 대한항공 광고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H사 광고팀장에게 고함을 지르고 물을 뿌린 사실이 알려지며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무는 지난달 A사와 가진 회의에서 해당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한다는 이유로 언성을 높이며 얼굴에 물을 뿌린 뒤 회의장에서 내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은 사실이나,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내고 발빠른 대응에 나섰으나, 논란을 잠재우기엔 부족했다. 한진가(家) 2세의 갑질은 이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조 전무의 언니인 조현아(사진 오른쪽·44)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12월 미국에서 이륙 중인 대한항공기에 탑승했다가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으며 비행기를 되돌려 대중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사건은 일명 '땅콩회항' 사건으로 불리며 대표 갑질 사례로 오르내렸다.

두 딸의 갑질 논란에 대중의 피로감은 극대화 되고 있다. "갑질항공으로 바꿔라"라는 일부 네티즌의 조롱 섞인 지적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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