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자식이 밖에서 사고를 치면 부모가 욕을 먹는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그랬다. “누구 집 자식이야”. 그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했다. 옛 어른들이 예절을 강조한 까닭이기도 하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고를 친다는 뜻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온전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반듯하다.

12일 인기검색어 1위는 조현민이었다. 나도 왠일인가 싶어 검색해 보았다. 예상이 딱 들어맞았다. 사고를 친 것. 언니 조현아가 사고를 쳐 비난을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는 동생이 사고를 쳤다. 사고도 아주 유치했다. 전형적인 갑질. 신경질 내고, 물을 뿌렸단다.

오빠 조원태도 사고를 친 적이 있다.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같은 전력이 있다. 조 회장이 직접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머리를 숙일까. 한진그룹의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은 크게 존경받은 인물이다. 직원들을 정말 살뜰하게 챙겼다고 한다. 그런데 3세들은 영 딴판이다.

무엇보다 족벌 경영이 문제다. 조원태도, 조현아도, 조현민도 사장 등 중요 직책을 맡고 있다. 그럴만한 깜냥이 안 되는데도 재벌 아들,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맡지 않았겠는가. 능력이 부족하고, 자질이 안 될 경우 그런 자리에 앉히면 안 된다. 이는 조 회장이 책임질 문제다.

우리나라 재벌들을 보자. 2‧3세 가운데 인성이 좋다는 소릴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사고뭉치가 더 많다. 돈으로 따지면 부러울 것 없는 그들이다. 그러나 자식 농사는 잘못 지었다고 할까. 어려서부터 오냐오냐 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이들에게서 의무나 책임은 읽히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 뿐이다. 이기주의 말고는 찾아볼 수 없다.

문제 있는 자식들은 경영에서 배제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요원하다.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중소기업도 다르지 않다. 남을 못 믿어서 그럴까. 많은 오너들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다는 그렇지 않지만 대동소이하다.

첫째 변덕이 심하다. 둘째 남을 믿지 못한다. 셋째 자기가 최고다. 나는 좀 직설적이라 오너들에게 이런 말도 한다. 그럼 다들 자기는 아니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내 눈에 비친 그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르지 않다. 자식을 감싸는 것과 무관치 않을 듯 싶다.

회사에 재무전문가, 기술전문가, 정보전문가 등이 있지만 윤리경영 책임자는 그다지 두지 않는다. 이제 우리 기업도 윤리경영을 해야 한다. 자식 농사를 잘못 지어 문을 닫는 회사가 나올 개연성도 없지 않다. 지금 한진그룹은 위기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 회장 일가가 그룹에서 손을 떼는 것은 어떨까. 댓글을 보니까 대한항공에서 대한을 빼라는 소리도 적지 않았다. 나라 망신을 시킨다는 게 이유다. 다른 재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글 : 오풍연 오풍연구소 대표>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