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지분 2.34% 뿐…경쟁력 위해 ‘지분확보’ 급선무

(왼쪽부터)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 회장의 별세 이후 유력한 차기 총수 후보로 거론됐던 조원태 한진 회장이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승계 작업에 있어 암초에 부딪혔다.

 

이에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권 확보에 핵심인 지주회사 한진칼의 지분을 2.34%밖에 보유하지 않은 조원태 회장이 과연 누구와 손잡을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기존 동일인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한진 측은 조 전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 승계를 받고 있는 것처럼 알려온 바 있다.

 

조 전 회장 별세 8일 만에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회장에 올리면서 그룹 경영권 향방 및 승계 작업을 순탄하게 진행하는 것처럼 비췄기 때문이다.

 

당시 한진 측은 “조원태 사장의 회장 취임은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도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던 바 있다.

 

특히 조 전 회장이 마지막 유언으로 “가족과 협력해 사이좋게 이끌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 없이 조원태 회장이 안정적으로 총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한진은 공정위 소명을 통해 실제로는 경영권을 두고 남매간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시인했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28.8%를 보유한 한진가(家)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은 2.34%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는 누나인 조현아(2.31%), 동생인 조현민(2.30%) 씨 등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남은 지분의 대부분은 조 전 회장(17.84%, 우선주 지분 2.40% 제외) 소유지만, 두 자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조원태 사장이 이를 안정적으로 상속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사실상 막대한 상속세 부담으로 조원태 회장이 이를 제대로 상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는 실정이다.

 

결국 2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한진칼 지분 일부를 처분할 경우, 자칫 조원태 회장 뿐 아니라 한진가 전체가 그룹 경영권을 놓칠 가능성도 염려되고 있다.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처지가 아닌 셈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남매 중 누군가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현재 지분을 14.98%까지 확장하며 경영권 견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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