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북한이 9일 오후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2발을 발사한 사실이 전해지자 주요 외신이 일제히 긴급 뉴스로 타진했다.

CNN, AFP통신 등 외신은 북한이 지난 4일에 이어 1주일 안에 2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한 셈이라며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한 시점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 중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AP통신과 BBC 등도 합동참보본부 발표를 인용해 북한이 9일 오후 4시 29분과 49분께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1발씩 2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며 추정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와 270여㎞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한국 군당국이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했지만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탄도미사일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은 4일 발사를 ‘불문’에 부쳤지만 북한이 강도를 높이며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경제제재 완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미국에 태도 변화를 재촉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NHK도 4일에 이어 또다시 일본을 향해 발사체를 발사한 북한이 정상적이고 자위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며 정당화하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위반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요 외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 “오늘 발사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며 북한에 대해 “경고한다”고 발언했지만 한국군은 이번 발사에 대해서도 탄도미사일이라는 발표를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 된다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발사체 발사 이유에 대해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난데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2월 말 베트남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은 ‘부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원하는 북한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차로 결렬됐다.

외신들은 4일 발사 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나와의 약속을 깨길 원하지 않는다”고 트윗하는 등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점에 실망해 다음 도발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대화 지속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원하는 경제제재 완화 등에 대해서는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AFP는 이날 한미일 3국의 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제11차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시점에 맞춰 방한하는 비건 대표를 미사일로 맞았다며 인도적 지원으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행위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도 4일보다 더 강한 도발에 나서며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미국이 제재 완화 메시지를 내놓을 때까지 북한이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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