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현영 기자] 요즘 미세먼지가 전국을 휘덮으면서 거의 매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미세먼지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더 심각하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정도로 작아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허파꽈리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해롭기 때문이다.
 

급기야 정부도 국가 재앙 수준에 달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LPG차량 구입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놨지만 막상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 차량에 비해 유해물질을 덜 배출하는 것은 맞지만, 사실상 이들에 비해 더 높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미세먼지와는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 '파리기후협약' 회원국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 줄여야 한다. LPG차량의 확대는 미세먼지를 잡으려다 도리어 '지구온난화'라는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이 대두되는 이유다.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주목받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져보면 LPG차량은 친환경차가 아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9년 12월 발표한 ‘연료 종류에 따른 자동차 연비, 배출가스 및 CO2 배출량 실증연구’에 의하면 LPG차는 1㎞ 주행 시 이산화탄소 0.181㎏을 배출하지만 경유차는 0.152㎏로 더 적게 배출한다. 휘발유차는 LPG차보다 약간 많은 0.187㎏이다.

 

또한 2017년 5월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LPG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당 173.4g으로 경유 승용차보다 2.7% 더 많았다.

 

LPG 차의 연비가 리터당 10.25㎞로 경유차보다 30.3% 떨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같은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할 때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은 더 많아진다. 

이런 LPG 차의 특성 때문에 국내에서 LPG 시장의 큰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저 친환경차 보급 전의 중간 다리일 뿐이다. 해외에서도 LPG차량의 보급 보단 친환경차 개발에 힘 쓰는 추세다.

 

국내 시장에서도 LPG 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 LPG차량은 2010년 245만9000대를 기록한 후 지난 해 말 205만2870대로 꾸준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궁극적인 해법은 결국 전기·수소자동차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했다. 친환경차 개발 및 보급화에 힘쓰는 등 관련 시장이 무한대로 성장 중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해결 방안으로 LPG차량 전환을 적극 추진하기보다 친환경연료인 전기·수소자동차 개발 및 보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한달 시행된 정책을 두고 섣불리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차에 지원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LPG차량까지 밀어주는 게 맞는건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hyeon0e@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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