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환 대표 "한가지로 해결 불가…본질에서 출발할 것"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서울와이어 정초윈 기자] 카카오택시가 콜 성사 전에 택시기사에게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는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사흘 만에 철회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0일부터 유료호출 서비스인 '스마트호출'을 시행했으나, 목적지를 비공개로 하는 시스템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호응이 좋지 않자 기존 콜 시스템대로 목적지를 공개하는 쪽으로 원점 복귀했다. 

 

스마트호출은 승객이 1000원을 내면 택시를 우선 배차받는 서비스로, 승객의 목적지를 택시기사에게 미리 알게 될 경우 콜을 가려 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막상 서비스가 시행되자 스마트호출로 콜이 성사되는 횟수가 많지 않았고, 일단 콜 체결 수를 늘리기 위해 목적지 미공개 제도부터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택시기사들의 호응이 낮았던 배경으로 낮은 유료호출 금액을 꼽고 있다. 승객이 스마트호출 요금 1000원을 지불하면 기사에게 400포인트가 지급되는데, 추후 기사 평가에서 승객이 만점(5점)을 매기면 100포인트가 더 주어진다. 승객이 지불한 1000원 중 최대 600원 정도가 택시기사에게 분배되는 시스템이다. 목적지를 보지 않은 채 무조건 콜을 받아 승객을 태우기에는 이런 요금조건이 충분한 유인이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승객 입장에서는 목적지 비공개 제도는 사라진 상태에서 콜비 1000원만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서비스의 질적 향상 없는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료호출 요금을 1000~2000원 사이에서 정하고 그보다 더 높은 요금을 내면 무조건 택시를 잡아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기도 했지만, 정부와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시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해 스마트호출 기능과 같은 어떤 한가지로 한 번에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카카오택시는 이동수단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논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래 생각과 다르게 실행해야 했던 점도 있지만, 그만큼 길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어떤 분들이 집에갈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로서 수익성을 고민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모빌리티 서비스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본질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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