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한국 1호점인 성수점을 오픈한 3일 오전, 매장 밖으로 수백명의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유수정 기자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국내 커피시장의 성장이 멈출 줄 모르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커피 업체에서 발생한 매출액(캡슐커피·인스턴트커피 제외)은 43억달러(약 4조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261억 달러)과 중국(51억 달러)에 이은 3번째 기록으로,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는 더욱이 높은 수치다.

 

커피전문점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 역시 높아졌다. 원두는 물론이고 추출방식까지 고려하는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커피업계는 전문성을 키우고 다양화된 고객 취향에 부합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전략을 통해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적으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2014년부터 리저브 매장을 통해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만 재배돼 한정된 기간에만 만나볼 수 있는 최상급의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나 리저브 전용 바를 갖춘 커피 포워드 매장에서는 ▲기존 리저브 매장에서 사용하는 전용 머신인 ‘클로버’ 뿐 아니라 ▲가장 전통적인 커피 추출 방법으로 부드럽고 은은한 풍미를 경험할 수 있는 ‘푸어 오버 (Pour over cone) 핸드 드립’ ▲중기압과 진공력을 이용해 풍부하면서 섬세한 아로마의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 ▲깨끗한 풍미의 커피를 추출하는 ‘케멕스’ 등 다양한 추출 방식을 제공해 소비자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다.

 

커피빈 역시 스페셜 매장인 ‘CBTL 매장’을 확장하고 브루잉(brewing) 바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는 등의 변신을 통해 ‘커스터마이징’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브루잉이란 동력을 이용하지 않고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드리퍼 ▲프렌치프레스 ▲사이폰 ▲에어로 ▲프레스 ▲커피메이커 ▲워터드립(콜드브루) 등을 선보이고 있다는 게 커피빈 측의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는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랩을 통해 원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행 중에 있다.

 

블렌딩 비율에 따라 바디감, 아로마, 산미, 단맛 등이 달라지는 만큼 전문 바리스타의 커피 카운슬링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커피 원두의 배합을 찾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선호하는 커피 추출 방식에 따라 홀빈(Whole bean, 볶은 커피 원두)과 분쇄원두 중 선택도 가능하다.

 

특히 수석 바리스타와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원두 추출 및 보관법과 블렌딩한 원두에 어울리는 페어링 디저트도 추천한다. 희망 고객에 한해서는 취향을 개별 차트에 기록해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도 커피 생두의 종류, 볶는 강도 등을 조절해 개인 맞춤형 원두를 제공하는 ‘커스텀 커피 로스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커피앳웍스의 시그니처 블렌드 3종(디바, 블랙앤블루, 앳 블렌드)과 싱글 오리진(에티오피아 시다모, 콜롬비아 트로피칼,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게이샤 등) 중 소비자가 선택한 생두를 구수한 맛의 정도, 산미의 높고 낮음 등 취향에 따라 볶아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커스텀 된 원두는 핸드드립, 드립백, 캡슐 등 소비자가 원하는 추출 방식에 따른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며, 고객이 원할 경우에는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해 제공하기도 한다.

 

일리카페의 경우 미국식 커피문화를 전파하는 대부분의 국내 커피전문점과 달리 전통 이탈리아 커피문화를 제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오는 17일 신규 오픈하는 여의도점의 경우 이탈리안 푸드 메뉴까지 함께 판매한다.

 

이 같은 변화는 일명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지난 3일 한국시장에 정식으로 오픈함에 따라 더욱이 확산될 전망이다.

 

실제 오픈 당일 성수동 1호 매장에 수백명의 고객들이 아침부터 장사진을 이룰 만큼 이슈화 됐던 블루보틀은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 고유의 추출법인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것이 특징이다.

 

블루보틀은 점차 국제적으로 스페셜티 커피 허브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는 한국 커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커피 소비량을 보이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 생두 구매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커피 스페셜리스트인 큐-그레이더(Q-graders)의 절반 이상이 한국인일 만큼 커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시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의 한국시장 진출은 커피업계의 경쟁 심화보다는 스페셜티 커피와 커스터마이징 방식을 더욱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업계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고급화된 입맛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yu_crystal7@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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