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23~26일(현지시간)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불과 한달 전에 출범한 신당 ‘브렉시트당’(Brexit Party) 지지율이 노동당 지지율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AFP통신 등 외신은 영국 주간지 옵서버에 게재된 오피니엄 리서치 조사결과를 인용해 “유럽의회 선거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브렉시트당이며 지지율은 34%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은 ‘반 유럽연합(EU)’ ‘EU 조기 탈퇴’를 주장하는 신생 정당이다.

브렉시트당은 영국 유고브(YouGov)가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30% 지지를 얻었고 영국에 배정된 유럽의회 의석 73석 중 21석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결국 메이 정권은 유럽의회 선거 참여로 ‘노딜 브렉시트’는 피하게 됐지만 브렉시트 혼란을 마무리하지 못해 지지층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주요 외신은 지난 2일 치러진 영국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 등 양대 정당이 모두 참패를 당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 혼란을 키운 거대 정당의 무능함을 심판하며 브렉시트당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럽의회 선거 지지율 2위인 노동당은 21%로 2주 전 조사보다 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브렉시트당과의 지지율차는 같은 기간 13%포인트로 확대됐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며 지방선거에서 많은 의석을 얻은 자유민주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2주 전보다 5%포인트 오른 12% 지지율을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반면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11%로 4위에 겨우 이름을 올렸다,

브렉시트당 예상 득표율이 양대 정당 지지율 합계를 넘어서는 결과에 오피니엄 리서치는 EU 잔류파가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고 복수 정당으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에서 브렉시트 찬성파의 63%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브렉시트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지만 EU 잔류파(브렉시트 반대파)의 경우 31%가 노동당을, 자유민주당과 녹색당도 각각 22%, 14%로 지지율 분산이 심각하다는 것.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 앞으로 다가온 유럽의회 선거가 ‘노딜이라 할지라도 브렉시트를 하자’는 정당과 ‘EU 잔류’를 주장하는 정당이 벌이는 ‘대리 국민투표’ 성격을 띈다며 장기화하는 브렉시트 혼란에 유권자들이 초조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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