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자 13일 중국도 보복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이 결렬된 후 “중대한 원칙적 문제에 대해서 (중국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중국은 3일간의 고심 끝에 대미 보복관세 단행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이 보복하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중국 국무원은 약 1시간 후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관세를 오는 6월 1일부터 최고 2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추가관세 인상 대상은 약 5200개로 현재 5~10%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꿀·공구·가구 등 2500개 품목 관세는 25%로, 비료·치약·종이·발전기 등 1100개 품목은 20%로 인상된다. 식품이나 화장품, 의류 등 생활용품도 인상 대상이다.

이번에 관세가 인상되는 미국산 제품은 지난해 미국의 추가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조치로 9월부터 5~10%의 관세폭탄을 매긴 품목이다. 이 중 90%에 해당하는 4500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회답”이라며 “미국이 무역협상의 올바른 궤도로 돌아와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내기를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종료 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게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끌어올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9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3차례에 걸쳐 부과된 중국 수입품 관세 인상 규모가 2500억 달러에서 5500억 달러로 확대된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10일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상태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상품수출액 총 규모가 5395억340만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미국이 오는 13일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제4탄 관세 공표를 예고한 가운데 미중의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주요 외신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관세를 매기면서 양국의 무역갈등 해소가 한층 불확실해졌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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