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세계 경기 흐름 악화, 내수경기 부진 등 대한민국 경제에 악재가 겹친 요즘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경제의 위기가 다가오자 그 타개책으로 4차 산업 시대 도래에 따른 신성장 동력을 기업의 생존 과제로 설정하고 돌파구 모색에 한창이다. <편집자 주>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가 4월23일 중구 동호로 CJ제일제당 R&D TALK 밀키트 론칭 행사에서밀키트 브랜드 쿡킷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식음료업계가 ‘미래 먹거리 찾기’에 열중인 모양새다.

 

내수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개책으로 삼는가 하면 1인 가구 증가 등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가정간편식(이하 HMR)과 밀키트(meal kit, 반조리 음식) 등을 내놓기에 여념이 없다. 더 나아가 단순 제조를 넘어 배송 경쟁 까지 뛰어든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지난 몇 년간 상승세를 이어오며 이제는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식품업체가 없을 정도라는 HMR 상품은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제일제당이다. 이미 HMR 시장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햇반’ 등을 통해 초석을 다진 이들은 ‘비비고’와 ‘고메’ 등을 앞세우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 HMR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전문성을 강조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HMR 노하우를 집약한 밀키트 브랜드 ‘쿡킷(COOKIT)’까지 선보이고 나섰다.

 

특히 아직까지는 단순히 냉동식품이나 상온에 보관 가능한 레토르트식품 등으로 치부되는 HMR 제품군을 보다 다양하게 확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HMR 수산캔 전문 브랜드 ‘계절어보’를 론칭하고 라인업을 확대하는가 하면, 독보적인 급속 냉동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면 제품들과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HMR 냉동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림 역시 떠오르는 HMR 강자 중 하나다. 총 4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자해 12만709㎡(3만6500평) 부지에 식품 가공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 복합시설인 ‘하림푸드 콤플렉스(Harim Food Complex)’를 조성하고 있는 이들은 타 업체들보다 다소 늦은 만큼 보다 완벽한 HMR 제품을 내놓겠다는 포부다.

 

올해 말 완공과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하림푸드 콤플렉스’에서는 재료부터 생산까지 한 곳에서 해결 가능한 하림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이 생산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와 개발에도 한창이다.

 

최근 식품업계는 4조원대로 추정되는 세계 김 시장 규모와 국내 김 수출액이 5억 달러를 돌파(2017년 기준)했다는 점 등에 주목하고 김을 효자 상품으로 선택했다.

 

이에 밥반찬인 한국식 조미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술안주, 스낵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글로벌 소비자 입맛 사로잡기에 나선 것이다.

 

2010년부터 미국에 조미김을 수출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김에 쌀 칩을 접합해 오븐에 굽는 방식으로 만든 김스낵 ‘비비고칩’을 통해 제 2의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 역시 중국, 인도네시아 및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김을 수출하며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있는 만큼 최근 ▲명란 바사삭 김 ▲명란 바사삭 김자반 ▲슬림한 햇돌김 등 신제품을 내놓고 기세를 더욱 확장시킬 포부를 밝혔다.

 

풀무원의 경우 마늘과 양파 알갱이를 올린 독특한 형태의 조미김을 통해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밥을 싸 먹는 반찬에 그치지 않고 김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출시한 ‘온더김(On The Gim)’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는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지난 2015년 론칭한 프리미엄 간식 브랜드 ‘블랙김’을 통해 ▲블랙김샌드 ▲블랙김영양바 등을 출시하고 김스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꾸준히 입증하고 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파키스탄 라호르 소재 롯데 콜손 초코파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오리온 등 국내 식음료업계의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시장을 넘어 최근에는 신남방정책과 동남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등을 보유한 롯데그룹은 식음료사업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파키스탄을 신(新) 시장으로 낙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실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2박 5일의 빠듯한 일정에서도 파키스탄 카라치와 라호르를 방문해 현지 사업장을 돌아봤다.

 

롯데는 지난 2009년 LCPL(롯데케미칼 파키스탄)을 인수해 파키스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11년 제과회사인 콜손과 작년 음료회사인 악타르 음료를 각각 인수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총 9개의 사업장에서 7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할랄 제품인 ‘대박라면’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출시한 해당 제품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긴급 추가생산에 돌입하는가 하면, 국내로의 역수입을 통해 한국에 거주 중인 무슬림 고객까지 사로잡고 있다.

 

주류업계 역시 글로벌 입맛 사로잡기에 열중이다.

 

하이트진로는 ‘자몽에이슬’, ‘자두에이슬’ 등에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과일리큐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롯데주류 역시 ‘순하리’를 통해 해외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 야쿠르트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던 인력을 '프레시 매니저'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신선식품 전문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사진=한국야쿠르트

아울러 식음료업계는 지속 성장을 위해 이커머스업계에서 시작된 배송전쟁까지도 뛰어들었다.

 

동원F&B는 2015년 1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0억원 규모까지 급성장했다는 점에 착안, 동원몰을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 ‘밴드프레시’를 론칭했다.

 

동원홈푸드 역시 온라인 반찬마켓 ‘더반찬’을 통해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밀키트 제품인 ‘잇츠온’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의 배송망을 적극 활용해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삼아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신선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유산균 제품 뿐 아니라 밀키트와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까지도 사업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yu_crystal7@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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