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선릉역지점 열린 ‘디지털 뱅킹존’ 시연회에서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디지털 금융키오스크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올해 금융권에서는 71개사가 5844억8000만원 자금을 투입해 총 164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한다. 1개 회사당 평균 82억3000만원 예산을 배정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금융회사 108개사(은행 17, 카드 8, 보험 41, 증권 42)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추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란 고객·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이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를 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상품·서비스 등을 만들고 경영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크게 △디지털 전환 전담조직 △전문인력 확보 방안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 계획 현황 등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그 결과 대상회사 108개사 중 71개사(65.7%)가 총 164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총 5844억8000만원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별로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확대 38건, 로봇자동화프로세스(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37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 26건순으로 응답했다.

권역별로는 은행에서 17개사(100%)가 총 4004억8000만원 예산을 투입해 총 48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당 평균 예산은 235억6000만원꼴이다.

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10건, 영업점 디지털화 9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 8건, 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확대 7건, 디지털 채널 개발 5건 등을 추진한다.

 

 

카드에서는 8개사(100%)가 총 18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한다. 총 예산은 420억7000만원, 회사당 평균 52억6000만원이다. 주요 사업은 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확대 6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 4건 등이다.

보험은 32개사(78.0%)에서 총 1026억6000만원, 회사당 평균 32억1000만원 예산을 들여 총 69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한다. 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확대 20건, 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17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 10건 등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4개사(33.3%)가 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8건, 영업점 디지털화 5건, 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확대 5건 등을 포함해 총 29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총 392억7000만원, 회사당 평균 28억1000만원 예산을 배정했다.

 

 

디지털 전담 조직과 관련해서는 108개사 가운데 63개사(58.3%)가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중 36개사(33.3%)는 디지털 전담조직의 책임자를 임원(미등기 임원 포함)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디지털 전담조직 평균인력수는 56.4명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카드 권역이 보험·증권보다 전담조직 설치 비율이 높고 조직 규모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경우 17개사 가운데 16개사(94.1%)가 전담조직을 구성했으며, 전담조직 평균인력수도 105.5명에 달했다. 상위 4개 시중은행의 평균인력수는 무려 194.5명 수준이었다.

카드업계는 8개사(100%) 모두 전담조직을 구성, 평균 107명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었다.

반면 보험은 41개사 가운데 25개사(61.0%), 증권은 42개사 중 14개사(33.3%)만이 전담조직을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담조직 평균인력수도 각각 20.9명, 34.7명으로 은행·보험 권역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한편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사이버 위협 확대, 전산장애 증가 등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정보보호 자율평가 제도 시행, 정보보호최고책임자 및 정보보호위원회 운영 적정성 점검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IT자율보안 거버넌스 확립 유도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디지털 리스크 감독 및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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