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이 절반이나 줄어들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은 기업의 체질 개선과 고정비 삭감 등으로 실적 회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닛산자동차 실적발표 영상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 직격탄을 맞은 닛산자동차의 2019년 3월기(2018년 4월~2019년 3월)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닛산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주도하던 확대 노선이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중기경영계획 목표를 하향 조정 등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4일 닛산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2% 감소한 11조5742억엔, 순이익은 3191억엔으로 57.3%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44.6% 줄어든 3182억엔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미국에서의 자동차 보조금 부담이 수익을 압박했다”며 “전 세계 판매대수는 4.4% 줄어든 551만대로 리먼 쇼크 타격을 받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전년 실적을 밑도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닛산 판매량의 3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는 신차 할인을 하지 않으면 판매가 어렵다. 닛산은 도요타나 제너럴모터스(GM) 등과 경쟁하기 위해 거액의 신차 보조금을 투자해 판매대수를 늘려왔다.

지난해 닛산은 미국 시장 평균보다 10% 정도 높은 대당 4000달러 이상의 신차 보조금을 들였지만 미국 판매가 줄면서 실적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닛산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신차가 부족해 실적 재검토가 불확실하며 이는 르노의 통합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날 실적발표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차 사장은 2023년 3월기까지 계획한 중기경영계획 목표를 8%에서 6%로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2017년 제시한 목표치보다 2조엔 낮춘 14조5000억엔으로 조정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금까지 상당히 무리한 확대를 해왔지만 착실한 성장을 목표로 하겠다”며 “판매 원가 개선과 과잉 생산능력을 줄여 실적 반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닛산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10% 줄이고 세계 판매 목표를 600만~650만대 수준으로 잡는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에서 4800명을 감원해 연간 300억엔의 비용을 삭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편 닛산 최대주주인 프랑스 르노는 지난달 지주회사 형태의 경영통합을 제안하며 이에 불응하면 사이카와 사장의 연임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는 르노와의 긴장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이카와 사장은 “경영통합이나 자본 관계 재검토를 논할 시기가 아니다”며 자신의 연임보다 실적 회복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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