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4월 3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감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일환으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면서, 카드사 본업(本業)인 카드 결제 사업(신용판매)에서 수익이 급감한 영향이다.

문제는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가 2분기부터 온전히 반영될 것이란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반복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카드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특히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 카드사의 위기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총 규모는 4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억원(0.7%) 줄어든 수치다.

7개 카드사 중 우리·롯데·하나·신한카드의 순익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2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3억원(-38.9%)이 줄었다. 롯데카드는 265억원으로 167억원(-38.7%), 하나카드는 182억원으로 73억원(28.6%), 신한카드는 1222억원으로 169억원(-12.1%) 순익이 급감했다.
 

수수료 수익 감소 여파다. 카드업계 1위사인 신한카드만 놓고 봐도 수수료 수익이 1분기에만 312억원 증발했다.
 

반대로 현대·KB국민·삼성카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현대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642억원으로 무려 381억원(146.0%)나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780억원으로 63억원(8.8%), 삼성카드는 1203억원으로 88억원(7.9%) 순이익이 늘었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실경영에 집중, 비용 절감을 통해 만든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다. 3개사 모두 가맹점 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계는 2분기부터 실적 악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에는 수수료율 인하가 적용된 2월부터 인하 효과가 반영됐지만, 2분기부터는 3개월 전체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한편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구조조정 우려가 지속되자 카드사 노조는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신한·KB국민·우리·하나·롯데·BC카드 등 6개 카드사 노조로 구성된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와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는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회가 △500억 초과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하한선 마련 △레버리지 배율 차별 철폐 △부가서비스 축소 등 3가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달 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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