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물량 공세에 주요 사업부문인 TV패널의 수익성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25일 지난 1분기 5조6753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9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영업 손실을 낸 것은 지난 2012년 1분기 이후 6년 만이다.

1분기 매출을 제품별로 나누면 TV용 패널이 43%를 차지했고, 모바일용이 22%, 노트북 및 태블릿용이 19%, 모니터용이 17%를 나타냈다. 

회사 측은 실적 하락 이유에 대해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인한 출하 감소 외에도 중국 패널 업체의 공급 증가 예상에 따른 세트업체들의 보수적인 구매전략으로 LCD 패널 가격이 예상보다 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증권가는 중국 저가공세 여파가 이어지면서 2분기 영업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출하면적은 수요 성수기 진입에 따라 1% 성장하지만 평균판가가 중국 업체들의 공급 증가 영향으로 9%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며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 패널업체의 증설 영향으로 LCD패널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봐도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력을 잃은 LED 패널 대신 올레드(OLED) 패널 사업에 내부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부터 LCD에 대한 증설 투자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분기부터는 대형 OLED 수요 증대 등 기회 요인이 존재하고 LCD판가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 조정과 원가 절감 강화 등 준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강도 높은 비상 경영 활동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원석 연구원은 "올레드 중심 체질 전환을 위해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을 통한 위기 극복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분야에서 압도적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기술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면 올레드 중심의 사업 전환을 더욱 앞당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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