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사진=이현영 기자)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공매도 잔고가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 또는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이 넘을 때 실시하는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가 지난 한해만 12만건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11만건 이상은 외국인 투자자 공시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주도한 셈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공시' 12만1035건 중 외국인 투자자 공시는 11만6973건(96.6%)를 차지했다.

지난해 해당 공시를 낸 투자자는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43곳의 기관 투자자(외국인 투자자 포함)와 1명의 개인 투자자였다. 공매도 잔고 공시는 투자자 본인뿐 아니라 그 대리인이 해도 무방하다.

먼저 영국계 금융회사인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가 1년간 5만3855건의 공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4.5% 비중이다.

다음 △메릴린치인터내셔날(2만963건·17.3%) △크레디트 스위스 시큐리티즈 유럽 엘티디(2만403건·16.9%) △제이피모간 증권회사(8412건·7.0%) △유비에스에이쥐(4259건·3.5%)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3677건·3.0%) 등 순으로 뒤이었다.

국내 투자자 중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935건(0.8%)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 △NH투자증권(574건·0.5%) △안다자산운용(422건·0.3%) △이베스트투자증권(397건·0.3%) △삼성증권(338건·0.3%) △미래에셋대우(243건·0.2%) △KB증권(192건·0.2%) 등 순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이 더 활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의 공매도 잔고 공시는 4만1793건(34.5%)에 머무른 데 반해 코스닥 시장에서의 공시는 7만9242건(65.5%)으로 분석됐다.

종목별로는 셀트리온이 1092건으로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나 2위인 SK하이닉스는 해당 공시가 1건도 없었다.

한편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국내에서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공매도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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