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세계 경기 흐름 악화, 내수경기 부진 등 대한민국 경제에 악재가 겹친 요즘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경제의 위기가 다가오자 그 타개책으로 4차 산업 시대 도래에 따른 신성장 동력을 기업의 생존 과제로 설정하고 돌파구 모색에 한창이다. <편집자 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영업1부PB센터 정원기 지점장(왼쪽에서 첫 번째)과 함께 개점식 행사에 참석한 내외빈과 축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대한민국 경제가 비상등을 켰다.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생산 등 각종 지표가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한 수출을 둘러싼 여건은 악재만 가득한 형국이다.

향후 전망도 우울하다. 한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향후 4년(2019∼2022년) 잠재성장률 평균은 현재보다 0.2% 하락한 2.5%일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대에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1%대 성장세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도 더해졌다. 

향후 2~3년 내 2008년보다 더 큰 파도(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칠 것이란 일부 투자 전문가들의 전망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주체들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가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건 바로 금융이다. '이자장사 하는 집단'으로 손가락질 받지만, 자금을 풀어 경제에 활기를 돌게 하는 건 아이러니 하게도 은행과 같은 금융사다.

이는 금융권이 경제 위기론에 맞서 기초 체력을 키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각 금융지주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非)은행 계열사를 키우는 한편,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룹의 조화로운 성장을 통해 위기에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토양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자산관리 부문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매트릭스 형식의 조직을 운영 중이다.

일례로 하나금융투자에 자산관리(WM)그룹을 신설하고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인 정춘식 부행장에게 WM그룹장을 겸직케 했다.

또 성장하는 투자은행(IB)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기존 투자금융본부를 투자금융1본부와 투자금융2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KEB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 박지환 그룹장에게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직까지 수행토록 했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자산관리사업 브랜드인 '골드클럽'을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해 통일성을 높였다. 아울러 하나은행에서 고액자산가 관리를 맡았던 담당자를 하나금융투자로 파견, 협업을 강화했다. 공통 사업부문을 한 데 묶어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KB증권 복합점포 개점행사에서 권일석 KB증권 동부지역본부장(맨 왼쪽), 손갑헌 KB국민은행 대구지역영업그룹 대표(맨 오른쪽) 및 임직원들이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KB금융지주> 역시 지주 내 원-필름(One-firm) 전략부를 신설,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나아가 지주내 디지털혁신부문, WM부문, CIB부문, 자본시장부문, 개인고객부문, SME부문, 보험부문에 각 부문장을 운영함으로써 부문별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증권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WM 복합점포도 국내 금융권 최다인 67곳에서 운영 중이다. 은행 기업금융과 증권 IB 기능을 혼합한 기업투자금융(CIB) 복합점포도 총 9곳 개점했다.

KB금융은 복합점포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은행·증권의 협업 정착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여 고객의 종합자산관리에 대한 니즈를 만족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대출 통합 조회 서비스 '원클릭대출조회(리브메이트 앱에서 운영)' △일코노미패키지 등 패키지 상품 등도 KB금융의 대표적인 계열사간 협업 사례로 꼽힌다.

KB금융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종합금융그룹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금융업권별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그룹 내 협업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원(One) 신한'을 통한 '아시아 리딩(Asia Leading)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원(One) 신한'을 통한 '아시아 리딩(Leading) 금융그룹 도약'을 지향점으로 삼고, 지난해부터 전 그룹사가 합심해 그룹의 중장기 과제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 아래 신한금융은 지난 2017년 기존 은행과 금융투자 중심의 CIB사업부문을 생명·캐피탈까지 편입한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 Group)로 확대 개편했다.

그 결과 GIB사업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1% 성장한 4791억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82% 증가한 172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나아가 신디시장 M/S 1위(33.2%)를 차지하는 등 신한의 위상을 강화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최대 핵심과제이기도 한 GIB사업부문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 최대 자산운용 및 자본조달 시장인 홍콩을 그룹의 아시아 IB 허브(Asia IB Hub)로 육성하기 위해 홍콩 GIB를 출범했으며, 올해는 런던 GIB 데스크(DesK)를 개설해 현재 운영 중인 뉴욕·베트남·SBJ 데스크와 함께 글로벌 IB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채비를 마쳤다.

이밖에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신한PWM을 운영하며 은행·증권에 자산관리 지원 전담팀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손태승(왼쪽에서 다섯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카드 창립 6주년 기념식’에서 카드사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

 

올해 초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우리금융그룹>은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 우리카드의 협업 체계를 모색 중이다. 추후 증권·캐피탈 등을 지주 체제로 편임함으로써 본격적인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각 금융지주가 공들이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의 경우 삼성증권과의 협업으로 해결했다. 현재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의 복합점포는 7곳에 이른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예고한 만큼 향후 복합점포는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밖에 우리카드 자산담보부채권 발행, 변동금리부채권 등 공동 마케팅 역시 계열사간 협업 사례다.

조직 차원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의 IT자회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 이동연 사장에게 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수행하게 하고, 은행 IT그룹 산하에 IT기획단을 신설, 김성종 상무에게 IT기획단장과 우리에프아이에스 은행서비스그룹장을 겸임케 함으로써 IT 사업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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