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과 이란의 관계 악화로 중동 정세 긴장감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미국과 싸운다면 이란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이라고 하는 국가의 공식적인 종말로 연결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경고는 이날 미 대사관과 각국 정부기관이 밀집된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로켓포가 떨어진 후 나왔다. 이라크군은 부상자 등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에 이란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중동 정세는 한층 더 긴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걸프만 인근에 핵 추진 항공모함과 폭격기를 추가로 배치했다.

이란과의 우발적 충돌을 우려한 미 국무부는 지난 15일 미 대사관과 영사관의 비필수 직원 이라크 출국을 지시한 데 이어 미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이라크 남부 바스라 유전지역에서 일하는 미국인 철수 지시를 내렸다. 현재 엑손모빌은 직원 50명을 전원 철수한 상태다.

CNN은 정부 관계자들이 이란이나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 조직이 미국의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3년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은 2011년 12월 이라크에서 철군했지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부상하자 이라크 정부의 지원 요청으로 2014년 복귀했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인 JCPOA 탈퇴 이후 제재를 강화하자 이란도 반격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재개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밝혔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노르웨이, 아랍에미레이트(UAE) 선박이 공격을 받아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종말’을,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이 최대 12만명의 병력을 파견하는 대이란 군사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지만 주요 외신은 양국이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AP통신은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없길 바란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만에 “이란이 싸움을 추구한다면 파괴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주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이 공격하면 신속하고 결정적인 반격에 나서는 등 단호한 대응도 불사한다”로 표현을 바꿨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를 유지하면서도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군사 옵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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