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서울와이어 염보라 기자] 현대카드는 '코스트코'를 품고 국내 3위 전업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을까.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전국 모든 코스트코 매장과 온라인몰에서는 현대카드와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

지난해 8월 현대카드가 코스코코리아와의 10년짜리 독점계약을 따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19년간 코스트코와 독점 계약을 이어온 카드사는 삼성카드였다.

업계는 코스트코와 현대카드가 손잡은 상황에서 카드사 지각변동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가 매년 10% 안팎의 매출성장률을 보이는 만큼 현대카드로서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2017년 9월 1일∼2018년 8월 31일) 매출액은 3조9226억원이다. 이 가운데 카드결제 비중이 70%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카드 매출액은 2조7459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업계에 알려진 코스트코 카드 수수료율 0.7%을 감안하면 현대카드는 192억213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겨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코스트코는 현재 17번째 점포인 김해점 출점을 추진 중이며, 18번째 점포로 청라점도 낙점한 상태다.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올해보다 내년, 내년보다 내후년 더 많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채널을 빼앗긴 삼성카드는 타격이 크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단독 제휴를 체결, 전담팀을 신설하고 특화 상품을 내놨지만 트레이더스는 코스트코처럼 '1국가 1카드사' 정책이 아니기 때문에 코스트코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물론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의 단독 계약건을 따냈다고 해서 당장 순위 변동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위 삼성카드와 4위 현대카드는 이용실적 기준(신용카드·체크카드) 점유율은 각각 16.6%, 13.2%로 3.4%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에 반해 삼성카드의 점유율에서 코스트코가 메우는 수치는 업계 추산으로 약 0.6%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코스트코 회원을 얼마나 많이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당장 시장 변화는 없겠으나 가뜩이나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힘든 상황에서 '대어'를 뺏긴 것은 (삼성카드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큰 타격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는 기존 코스트코 회원들을 새롭게 유치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찍이 코스트코 회원들을 위한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를 내놓고 특별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이번달 상품 상담과 발급을 위해 코스트코 매장 인근 현대카드 영업소를 방문한 고객 수는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카드 신청 역시 65% 이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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