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세계 경기 흐름 악화, 내수경기 부진 등 대한민국 경제에 악재가 겹친 요즘 국내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경제의 위기가 다가오자 그 타개책으로 4차 산업 시대 도래에 따른 신성장 동력을 기업의 생존 과제로 설정하고 돌파구 모색에 한창이다. <편집자 주>

 

사진=쿠팡

[서울와이어 유수정 기자] 주요 소비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벽히 변화한 모습이다. 로켓배송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탄탄한 소비층을 보유한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무려 4조4227억원을 달성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electronic commerce, 전자상거래) 사상 최대 규모다.

 

이미 과포화된 시장 속에서 생존을 위한 출혈경쟁과 치킨게임을 지속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달리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적자생존을 자처하는 이유 자체가 단순한 초기 점유율 싸움에서 넘어서 미래 소비의 중심인 이커머스 시장 확대를 위한 하나의 투자 방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때문에 기존 이커머스 시장을 이끌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는 물론 전통적인 유통 채널인 백화점, 대형마트 등까지도 이커머스 사업에 공을 들이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우선적으로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쿠팡의 경우 지난해 4조4227억원이라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무려 1조9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리어 고객 감동 실현을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온 만큼, 앞으로도 기술‧인프라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소비자들이 ‘그간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겠다는 포부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축구장 167개 넓이(37만평)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게 된 만큼 익일배송이 강점인 ‘로켓배송’ 서비스 운영에 더욱 탄력을 받았다.

 

센터 규모가 확장된 만큼 2014년 5만8000종에 불과했던 로켓배송 셀렉션(상품 품목 수) 역시 지난해 500만종으로 늘어났다. 대형마트 셀렉션(약 5만종) 대비 무려 100배 더 많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전에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까지 론칭했다.

 

이 같은 투자가 빛을 발하며 오프라인 시장이 결코 내주지 않았던 가전 및 디지털 제품 판매 신장률까지 확연히 끌어올렸다. 약 38만종의 셀렉션을 보유한 쿠팡의 지난해 가전‧디지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나 늘어났다.

 

쿠팡 측은 “일각에서는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다고 말하지만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2017년 40%에서 65%로 뛰어올랐다”며 “앞으로의 추가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위메프

위메프의 경우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직매입 사업에서 발생하는 외형상 매출 거품을 과감히 걷어내고 가격 혜택을 더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을 늘리는 방법을 통해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생필품 최저가를 선언하며 타 오픈마켓보다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차액을 전액 보상하겠다는 정책을 내걸었다. 쿠팡에서 더 싼 가격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무려 2배로 보상한다.

 

유통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라는 신념 아래, 이커머스 업계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최저가’ 전략을 다시 한 번 끌어낸 것이다.

 

이는 판매수익을 가격에 재투자해 더 많은 소비자를 모으고, 이를 통해 파트너사의 매출을 올려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 전략이라는 게 위메프 측의 설명이다.

 

그 결과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28.3% 급증한 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1조6000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보다 38.3%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위메프는 올해도 ‘낭비 없는 성장’을 목표로 물류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과감히 축소하고, 가격 혜택을 더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또 이번 최저가 보상제도를 통해 가격경쟁력 강화에 시너지를 더해 더욱 큰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사진=티몬

티몬의 경우 타임커머스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며 업계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기한이나 사용기간이 임박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일반적인 타임커머스의 개념을 넘어서 매 시간(요일) 한정으로 선보이는 혜택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 시간 새로운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티몬데이’, ‘타임어택’, ‘1212타임’, ‘티몬 균일가’ 등 타임커머스 매장을 개발해 매 시간 새로운 상품을 파격적인 가격과 구성으로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퍼스트데이(1일) ▲리워드데이(2일) ▲사은품데이(4일) ▲무료배송데이(8일) 등 사실상 한 달 내내 진행하는 ‘데이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고객의 방문 빈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물론 충성고객까지 유치하는 성과를 이뤘다는 게 티몬 측의 설명이다.

 

실제 2017년 말 티몬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5.5일에 하루 티몬 앱에 접속했지만, 2018년 말에는 3.5일에 하루로 단축됐다. 또 직전 12개월간 매월 1회 이상 구매, 월 10만원 이상 지출하는 고객이 2017년 12월말 30만명에서 2018년 12월말 40만명으로 33% 성장했다.

 

티몬 측은 지난해 12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더욱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충성도를 가진 고객층을 더욱 확장함으로써 수익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이커머스 업계의 이 같은 생존전략은 오프라인 유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온라인 중심 사업구조로 개편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의 경우 이커머스 사업에 3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고 오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20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유통 8개 계열사가 각각 운영 중인 온라인몰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의 경우 지난 3월 새로운 온라인 신설법인인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하고 최우정 전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마트와 신세계로부터 온라인 사업을 물적 분할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의 법인을 각각 만든 뒤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두 법인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어피니티·비알브이 등 2곳으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신세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오는 2023년까지 거래액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yu_crystal7@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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